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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제주를 시작으로 70년의 세월을 그려가는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속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최근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인공 ‘관식’은 다발골수종으로 사망하며 시청자들을 울렸다. 극 중 관식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병을 발견했는데,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수차례의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그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됐다.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이재훈 교수는 “관식이 2025년에 병을 발견했다면 훨씬 오래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다발골수종의 증상, 치료법에 대해 정리했다.

다발골수종은 림프종, 백혈병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다발골수종은 우리나라에서 림프종 다음으로 많이 생기는 혈액암으로, 생각보다 흔한 병이다. 2022년 기준으로 약 2000명이 다발골수종으로 새롭게 진단됐다. 치료 중이거나 장기 생존한 환자를 합하면 약 9000명 이상이 다발골수종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발골수종은 골수 안에 있는 형질세포가 암세포로 바뀌어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형질세포는 바이러스, 세균 등 항원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항체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 증식되면서 정상적인 항체가 아닌, 항체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단백질인 ‘M단백’을 많이 만들어 여러 장기를 망가뜨리고 환자를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무증상 단계에서 건강검진 시 M단백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데,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결과가 훨씬 좋아지는 만큼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악화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혈액과 소변검사에서 M단백이 발견된 경우 골수검사 등 추가 검사를 통해 다발골수종으로 확진하고, 전신 CT나 MRI 등 검사로 골 침범 병변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게 된다.

병이 진행되는 단계에서 일반적으로 고칼슘혈증으로 인한 졸음, 의식저하, 오심, 구토 등 위장관 증상, 빈혈과 신기능 저하로 인한 피로, 숨찬 증상, 부종, 골 병변으로 인한 허리, 관절통증, 압박골절, 하지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 등을 겪게 된다. 약 70% 정도의 환자가 뼈의 통증, 골절 등 정형외과적 문제로 병원을 방문했다가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받고, 20% 정도는 콩팥 기능 저하, 빈혈 등으로 병원을 찾는다. 이재훈 교수는 “극 중에서 ‘관식’이 앓았던 류마티스 관절염이 다발골수종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이 다발 골수종의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며 “다만, 류마티스 관절염과 다발 골수종이 환자의 정상적인 면역 체계 이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관관계를 찾을 수는 있겠다”고 말했다.
‘폭싹속았수다’의 중년 관식역을 맡은 배우 박해준

다발골수종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다발골수종은 지난 20년간 항암 치료 성과가 가장 발전한 질환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반보다 약 20여년 만에 수많은 신약이 상용화됐고 치료 성적도 크게 높아지고 있는 분야다. 2000년대 초반의 평균 생존 기간이 3년 정도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10년 이상 장기 생존하는 환자들도 많아졌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투병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라도 지금이라면 조금 더 삶의 질을 높이면서 장기생존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항암 치료 등으로 다발 골수종을 관리하면서, 장기 생존하는 것을 치료 목표로 둔다. 현재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신약들, 다음 세대 치료제로 여겨지는 이중 항체 치료제 임상시험, CAR-T세포 치료 개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발골수종의 치료는 약물, 주사 등 항암 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 방사선치료 등 보조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항암 치료는 다양한 항암제를 사용해 4~6차례 시행하면서 조혈모세포이식, 재발 여부 등에 따라 2차, 3차 항암 치료 등을 시행하게 된다.

조혈모세포이식은 환자 골수에서 조혈모세포를 채취 뒤,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 후 암세포를 제거하고 확보해둔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원리다. 환자의 신체 활력 상태를 고려해 보통 70세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지만, 최근에는 고령 환자에게서도 신체 상태에 따라 이식을 고려하기도 한다. 환자 대부분이 50대 이상, 고령 환자가 많고, 당뇨나 고혈압, 만성콩팥병증 등 기저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항암제 사용 시 여러 제한점이 있지만 적절한 관리와 장기 레이스에서의 환자, 보호자, 의료진과의 소통 등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좋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발골수종은 인구의 고령화로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 성과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재훈 교수는 “우리나라의 치료 성적은 미국 등과 비교했을 때 세계 수준에 근접하고 있고, 세계적인 임상시험도 국내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다. 항암제의 부작용 또한 과거와 달리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해 여러 가지 선택을 통해 병을 이겨내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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