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범죄 대통령 사면권 제한 공감대
李는 증세 반대, 양김은 '감세 정책 비판'
대통령 집무실 두고는 '3인 3색' 해법
李는 증세 반대, 양김은 '감세 정책 비판'
대통령 집무실 두고는 '3인 3색' 해법
18일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첫 TV토론에 참석한 (오른쪽부터)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자가 손을 맞잡고 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내란 범죄에 한해서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누가 대권을 잡더라도, 12·3 불법 계엄 사태가 재발하지 못하도록 내란 범죄자들에게 '무관용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도 공감했다. 다만 대통령 집무실 위치와 증세, 개헌 문제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18일 열린 1차 TV토론회에서 내란 범죄 사면 금지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전 대표는 먼저 "(내란에 대한) 사면을 허락하면 내란에 성공해도 다행이고, 실패해도 다시 정치적 역학관계로 풀려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사면권 제한을 강조했다. 김 지사도 "사면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호응했고, 김 전 지사는 평상시 계엄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경기 회복을 위한 추경 필요성에도 의견이 일치했다. 이 전 대표는 "내수시장을 살리기 위한 골목상권,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즉각 조치가 필요하다"며 대규모 추경을 강조했고, 김 지사도 30조 원에서 50조 원 정도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다만 증세를 놓고는 엇갈렸다. 이 전 대표는 "현재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정부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는 증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나머지 양김(金) 주자들은 반발하며 '증세 협공'에 나섰다. 김 전 지사는 "적극적 재정전략이 필요하다"고 맞받았고, 김 지사는 이 전 대표의 감세 드라이브를 겨냥해 "포퓰리즘이 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개헌을 두고도 충돌했다. 김 지사는 이 전 대표가 지난 대선 후보 단일화 당시 약속한 개헌 추진에 미온적이라며 공세를 폈고, 이 전 대표는 분권형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며 여건에 맞춰 실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기 대통령 집무실 위치를 두고는 3인 3색 해법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일단은 용산 대통령실로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선 용산 대통령실을 쓰면서 청와대를 보수해 사용하고, 장기적으로 개헌을 통해 세종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김 전 지사는 "용산 대통령실을 단 하루도 써서는 안 된다"며 청와대나 정부종합청사 사용을 제안했고, 김 지사는 취임 다음날부터 세종 집무실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정체성을 놓고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중도·보수까지 아울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했다. 그는 "민주당은 원래 중도·진보에 가깝지만 지금은 보수 진영의 일부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진보라 하기는 어렵다"며 "민주당은 진보일 수도, 보수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보수의 가치라 불리는 성장과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한다고 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분배보다 성장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내란 사태로 갈 곳을 잃은 중도·보수 민심을 흡수하겠다는 전략도 깔렸다.
세 사람은 토론회를 시작하며 압도적 정권교체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친위 군사 쿠데타를 기도한 윤석열 정권에 의해 대한민국 국제 신인도가 떨어지고 경제 상황도 어렵지만 국민이 빛의 혁명으로 난국을 이겨내 가고 있다"면서 "국민의 힘으로 우리가 반드시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의 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 전 지사는 "압도적 정권교체로 사회 대개혁을 추진하자"며 "수도권에 집중된 성장축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반드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당당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이날 토론에서 세 사람은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서로를 향한 날 선 발언은 자제했다. 네거티브 공방은 피했지만, 자질 검증과 정책 경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싱거운 토론’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