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하고 ‘중도보수 정당’ 선언한 李
김동연 “실용은 방법론, 진보가치 지켜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MBC 대선 경선 TV 토론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해 “원래는 중도 진보에 가깝지만 지금은 민주당이 보수 진영의 일부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진보라 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동연 후보는 ​‘실용’은 방법론에 불과하다며 “진보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오른쪽부터)·김경수·김동연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첫 TV토론회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경제·외교·안보 분야 주도권 토론에서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경제는 보수, 복지는 진보라는 오해가 있는데, 사실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성장과 분배는 동전의 양면인데 지금까지 복지와 분배가 너무 소외됐기 때문에 민주당이 그것만 챙기는 것처럼 오해가 있었다”고 했다.

김경수 후보도 이 후보의 발언에 동의하며 “보수정당이 역할을 내팽겨치고 극우로 가버렸기 때문에, 민주당이 진보적 가치에 뿌리를 둔 중도정당으로서 중도 보수까지 아울러 가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진보나 보수 논쟁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경제와 사회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보수냐 진보는 상대적인 것이고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지금의 민주당 정체성은 우리가 원래 갖고 있던 공정, 평등, 사람 사는 세상, 이런 가치가 본질”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말한 가치는 시장 실패를 시정하기 위한 방법으로선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기본적인 진보의 가치는 변함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현실에서 가장 필요하고 유용한 제도를 만들어내 시행하는 게 정치”라며 “민주당은 진보일 수도, 보수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보수의 가치라 불리는 성장과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경선 주자들의 정체성 논쟁은 앞서 이 후보가 당대표 시절 선언한 ‘보수 정당’ 선언과 맞닿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월 “민주당은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했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 상속세 완화, 근로소득세 개편 등 각종 감세를 추진해왔다.

조선비즈

이슬기 기자 [email protected] 이주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