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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서경찰서.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소재 초등학교 두 곳 근처에서 학생 유인 의심 사건이 잇따라 벌어진 것과 관련해 경찰이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수서경찰서는 지난 16일 강남구 역삼동의 A 초등학교 인근에서 초등학생 남아를 유괴하려 한 이들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해 50대 남성 두 명을 특정해 조사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범죄 의심 행위를 하지 않았고, 주거지 등을 고려할 때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귀가 조치했다.

이들은 지난 16일 오후 6시20분쯤 혼자 있던 학생에게 접근해 “음료수 사줄까”라 물었다가 학생이 “괜찮다”고 답하자 한동안 서로 대화한 뒤 자리를 떴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학부모가 학교에 알렸고, 학교는 경찰에 유괴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이들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들 중 한 명은 강남구, 또 다른 한 명은 광진구 주민으로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시고 2차 술자리로 향하던 중에 학생을 만났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더운 날씨에 숨을 헐떡이던 학생을 발견해 말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22도였다.

학생에게 말을 건 남성에게 또 다른 남성이 “형은 인상이 안 좋아서 애들한테 그러면(말 걸면) 안 돼”라며 핀잔을 준 뒤 자리를 뜬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을 확인한 결과 신체접촉 등은 없었고, 남성들은 평소에도 학생들에게 음료를 자주 제공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두 번의 유괴 의심 사건...강남 초교 비상

경찰은 A초등학교로부터 약 2㎞ 떨어진 또 다른 개포동 소재 B초등학교 근처에서 발생했던 유괴 의심 신고에 관해서도 70대 남성 한명을 특정해 조사했다. 남성은 3급(1~5등급 중 세번째로 높은 등급) 치매 환자로, 지난 16일 오후 12시 30분쯤 하교하던 초등학생 남아의 가방을 잡아끌며 “내 것”이라고 외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남성을 대면했으나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했고 CCTV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폭행 등 범죄행위가 확인되지 않아 사건을 종결처리했다.
서울 강남 소재 초등학교 인근에서 학생 유인 의심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면서 경찰이 순찰 강화에 나섰다. 김성진 기자

실제 유괴 사건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학생 유인 의심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면서 이날 구청과 경찰은 일대 순찰을 강화했다. 역삼동 A초등학교 앞엔 경찰 기동순찰대원 10여명을 배치해 하교가 끝나는 오후 3시쯤까지 일대를 살피기로 했다. 오후 1시쯤에는 학교 인근에서 스트레칭 교습 전단지를 뿌리던 남성을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강남 일대의 초등학교들도 납치·유괴 예방을 위한 기본 수칙이 담긴 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만난 초등학교 1학년 양모(8)군은 “오늘 선생님이 ‘음료수 사준다’고 해도 절대 따라가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들이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제공한 뒤 부모의 돈을 뜯어내려 한 사건이 벌어진 바 있어 강남 일대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크다. 이날 A초등학교에 2학년 손녀 마중을 나온 김모(68)씨는“요즘이 옛날보다 흉흉하다. 평소에는 손녀의 학원이 끝날 때 마중을 나가는데 오늘 처음으로 낮에 손녀를 데리러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외에도 유사한 사건 접수시 신속·엄정하게 대응해 시민 불안이 해소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근처에 유괴 의심 사건이 벌어지자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가 학부모들에 발송한 공문. 경찰에 순찰 강화를 요청했으나 학부모들도 자녀들에 낯선 사람 응대 요령을 다시금 지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독자 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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