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기획재정부 중앙동 청사. 연합뉴스
기획재정부가 18일 예산실과 세제실 수장을 바꾸는 1급 인사를 단행했다. 두 달 뒤에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기재부 신임 예산실장으로 유병서 예산총괄심의관을 임명했다. 예산실은 600조원대 나라살림을 총괄한다. 조세정책을 총괄하는 신임 세제실장으로는 박금철 조세총괄정책관이 신규 보임됐다. 두 직책 모두 1급 공무원 자리다.
유병서 실장은 서울 반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하고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재부에서는 복지예산과장, 국토교통예산과장, 교육예산과장 등 예산 업무를 주로 다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코노미스트,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부소장 등을 맡아 국제업무도 경험했다. 유 실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을 지냈고 이후 기재부 돌아와 예산총괄심의관을 맡았다.
박금철 실장은 전북 한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시 37회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했다. 이후 조세분석과장, 조세정책과장, 재산소비세정책관 등을 거쳤다. 행정국방예산심의관, 사회예산심의관 등 예산 업무도 경험했다. 2023년 8월부터 조세총괄정책관으로 세법 개정안 등 세제 정책 전반을 관리했다.
기재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국정리더십 공백이 발생한 상황에서 고위공무원 인사를 냈다. 1급 인사가 나면서 국장급 인사도 연쇄적으로 이뤄졌다. 기재부는 통상적인 인사로 전례에 비춰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각 부처 인사 수요가 지난해 12월부터 있었는데 안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공공기관이 비어 있는 곳은 채워줘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총괄심의관 자리는 과거 정권이 교체되었을 때도 그대로 실장으로 올라간 경우가 많아 이례적인 게 아니다”라고 했다.
김동일 예산실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직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정정훈 세제실장은 차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근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는 임기 만료가 예정된 산하 공공기관장 자리에 모집 절차를 진행해 ‘알박기’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