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불쑥 '윤어게인'이라는 이름으로 창당 기자회견을 예고했던 소위 윤석열 신당의 발표 일정이 4시간 만에 갑자기 취소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에게, 아버지처럼 청년 정치에 함께 하려는 뜻이 있다면서도, 국민의힘의 거센 압박 등의 이유를 들며 발표를 취소한 건데요.
국민의힘 내부에선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역풍까지 불 거라며, 자진탈당 요구도 나왔습니다.
홍의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제 오후 기자 5백여 명이 "윤 어게인 신당 내외신 기자단" 대화방에 초대됐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 배의철 변호사가 "신당 관련 기자회견을 한다"고 예고했습니다.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냐'는 항의가 이어지자, 다른 대화방을 소개하며 입장 비밀번호를 "1203"이고 안내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일이 연상되는 번호입니다.
기자회견 예고 4시간쯤 뒤, 새 대화방에선 윤 전 대통령 측 배의철·김계리 변호사 명의로 "기자회견 취소" 입장문이 올라왔습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으로 부르며, "대통령님을 3번 직접 만나 말씀을 나눴다", "대통령님 의중은 '순수한 청년 정치운동에 아버지처럼 함께 하는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다만 "국민의힘의 압박이 빗발쳤다", "대통령님이 지금은 뜻을 합쳐야 할 때"라며 만류했다고 회견 취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은 창당에 일절 관여하거나 참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국민의힘은 크게 술렁였습니다.
대외적으로는 '해프닝'으로 평가절하했지만, 당내에선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중도층 역풍을 살 거"란 우려가 나왔습니다.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이 결단하라"며 자진 탈당을 요구하자, 김문수·홍준표 후보가 '도리가 아니'라고 맞받으며, 자중지란도 이어졌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윤 전 대통령이) 탄핵은 됐지만, 시체에 또 난도질하는 그런 짓을 하는 거는 도리가 아니죠."
더불어민주당에선 "한편은 창당해서 살아남으려 하고, 한편에선 주저앉혀 기득권을 붙잡으려 한다"며 "'좀비들의 각축장 같다'"는 비아냥이 나왔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권혁용 / 영상편집: 안윤석 / 디자인: 김지언, 원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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