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조기 대선을 49일 앞두고 있던 지난 화요일, 선관위에서 기이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12.3 내란사태 당시 계엄군이 투입됐던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에, 정체불명의 일당이 나타나 붉은색 천과 흰색 조각을 파묻고 가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그런데 이들이 묻어놓은 물건엔 무슨 주술적인 의미가 있는지 글자들이 적혀 있었는데요.
또 역시 계엄군이 투입됐던 선거연수원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 등을 비난하는 전단지까지 나붙으면서, 선관위가 이러한 연쇄적인 사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첫 소식, 고재민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5일 이른 아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청사 현관 앞.
하늘색 티셔츠 차림의 여성이 다가오더니, 무언가를 바닥에 놓고 오른발로 한번 왼발로 한번 강하게 밟습니다.
잠시 뒤, 다른 남녀가 나타나고, 하늘색 티셔츠 여성이 다시 합류했는데, 이들은 손바닥만 한 빨간색 물체를 들고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며 화단으로 다가간 이들은 조금 전 밟은 하얀 물체, 또 빨간 무언가를 두 곳에 차례로 파묻습니다.
검은색 티셔츠 차림의 선관위 직원이 다가가자, 그제야 화단에서 내려옵니다.
이들이 묻은 건 밟아 두 동강 난 흰색 플라스틱 조각, '부정 중앙선관위'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또, 손바닥만 한 붉은 천엔 승리를 뜻하는 영어 단어 'VICTORY'가 쓰여 있었는데, 't' 한 글자만 십자가 모양의 소문자로 쓰여 있었고, 아래에는 알 수 없는 그림도 담겨 있었습니다.
이들은 "미국에서 왔고, 주변을 둘러봤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 7일 중앙선관위 수원 선거연수원 주차장 시설물 곳곳에 전단지가 붙었습니다.
선관위 부정채용 의혹을 비판하거나,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또 헌법재판관들을 비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발견된 전단지는 모두 23장.
선관위 관악청사와 수원 연수원은 모두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군을 투입했던 곳입니다.
선관위 한 직원은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기이하고, 황당한 일이 이어져 불안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선관위는 두 곳 CCTV에서 포착된 모두 7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하고, 비슷한 일이 재발하면 강경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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