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 보성읍의 주택 화재 현장에서 95세 할머니를 구한 보성경찰서 읍내파출소 박유민 경위. 본인 제공

경찰관이 맨몸으로 불타는 집 안에 뛰어들어 95세 노인을 구조했다.

18일 전남 보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2시쯤 보성군 보성읍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화재 공동 대응 요청이 접수됐다. 6명의 경찰관이 급파됐고, 그중에 읍내파출소 박유민(45) 경위도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박 경위는 인근 야산으로 대피한 가족들로부터 "어머니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한 달 전 다리 수술을 받은 A(95)씨가 거동이 힘들어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이다.

박 경위는 곧장 마당에 있는 물로 경찰 점퍼를 적신 뒤 검은 연기가 치솟는 집으로 뛰어들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알려 준 안방으로 향했고, 의식을 잃어가던 A씨를 들어 안고 무사히 탈출했다.

16일 오후 전남 보성군 보성읍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진압하고 있다. 보성경찰서 제공

박 경위는 구조 과정에 문을 부수면서 입은 타박상과 연기 흡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구해야겠다는 생각 말고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며 "할머니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한국일보

보성= 김진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