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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율 관세의 영향으로 중국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를 전면 중단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FT는 해운 관련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2월 6일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에서 출발한 6만9000t급 LNG선이 중국 남부 푸젠성에 도착한 이후 10주 이상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이 완전히 중단됐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의 고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LNG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49%로 올리면서 중국 수입업자들이 미국산 LNG를 들여오는 경제적 요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때도 미국산 LNG를 1년 넘게 수입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수입 중단은 러시아와 중국 간의 에너지 협력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국과 멕시코에서 진행 중인 수십억 달러 규모의 LNG 터미널 확장 프로젝트에도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이라고 FT는 짚었다.
원자재·물류 데이터 제공 기업 케플러의 길리안 보카라 애널리스트는 단기간에 양국 간 무역이 재개될 이유가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번에는 LNG 수입이 완전히 중단됐다가 중국 당국이 기업들에 관세 면제를 해주며 풀렸지만 당시에는 가스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였다”면서 “지금은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고, 중국도 오랫동안 LNG 수입 중단을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소비되는 LNG 중 미국산의 비중은 2021년 11%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엔 6%까지 축소됐다. 대신 러시아가 호주와 카타르에 이어 중국의 세 번째 LNG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미중 관세 전쟁으로 중국은 러시아산 LNG 수입을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장한후이 러시아 주재 중국 대사는 “러시아 LNG를 사려는 업자가 확실히 많다”며 “여러 바이어가 대사관에 러시아 공급업체와의 접촉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분명히 러시아 LNG 수입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너지 컨설팅회사인 에너지 애스펙트의 리처드 브론즈는 “관세가 사실상 교육 금지 수준까지 올라가면 무역 흐름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