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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그를 응원하는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박 대령의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현 시각부로 박정훈 대령을 대한민국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즉시 원대 복직시킬 것을 명한다.”

18일 오전 9시20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 종교계 인사와 국회의원, 해병대 예비역, 시민들이 모여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날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정훈 대령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날이다.

군인권센터와 박 대령의 변호인단은 법정에 들어서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던 군 검찰은 ‘사령관에 대한 항명’에서 ‘장관에 대한 항명’으로 공소장 변경을 시도하면서까지 박 대령을 괴롭히고 있다”며 “항소심에서 외압의 근원지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해 한 사람의 격노로 모두가 범죄자가 된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인 신분인 박 대령은 이날 따로 발언하지 않고, 굳게 입을 다문 채 카메라 앞에 섰다. 시민들은 “박정훈은 무죄다”, “박정훈 명예회복, 파이팅”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 대령을 응원했다.

박 대령 쪽 변호인단은 공소장 변경 등 군 검찰의 행태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정구승 변호사는 “공소장 변경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까지만 인정되는데, 이 사건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명령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명령은 명령 주체, 동기, 내용, 일시, 장소가 모두 달라 사실관계 동일성이 인정될 수 없다”며 “공소장 변경이 적법하더라도 장관 명령이나 사령관 명령이나 위법한 건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군 검찰은 수사 초기 당시 허위 사실을 기재해 박 대령을 구속하려 했고, 부하의 자발적인 진술을 박 대령이 거짓말을 시켜 한 것으로 거짓 기재하고, 김 사령관 비화폰을 포렌식 한 적도 없으면서 임의제출 받은 사진 캡처를 포렌식 자료로 둔갑시키기도 했다”며 “군 검찰이 이렇게 패악질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이에 대한 적절한 처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사 외압의 끝엔 윤 전 대통령이 있다는 게 박 대령 쪽 주장이다.

박 대령이 무죄를 받는 것이 정의를 바로잡는 길이라는 응원도 이어졌다. 박정훈 대령 후원회장인 김태성씨(해병대 사관 81기)는 “박 대령은 부당한 명령에 대해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고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을 직속상관에게 제시함으로써 상관과 우리 해병대를 모두 구하고자 했을 뿐 아니라, 부당한 명령을 따라선 안 된다는 역사적 가르침을 행동으로 몸소 보여줬다”며 “해병대의 명예를 되살리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만국적 몰상식과 불공정에서 구하기 위한 시작은 바로 박 대령의 원대 복직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이 법원에서는 윤 전 대통령에 충실한 부하였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재판이 있고, 다음 주에는 한 군인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수사단장을 집단 항명 수괴로 몰았던 윤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다”며 “내란 수괴는 감옥으로 가고, 항명 수괴로 몰렸던 박 대령은 이제 원대 복직해 그의 부하들과 다시 군사경찰에서 정의를 세울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예비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끼친 잘못된 영향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게 바로 오늘의 항소심 공판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국민께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은 떳떳하다는 자세로 재판정에 나오고, 무고한 군인은 본인의 직분을 다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앞서 박 대령은 2023년 7월 발생한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사한 뒤 민간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김계환 당시 해병대 사령관의 명령에 따르지 않은 항명 혐의로 군 검찰로부터 기소됐다. 그러나 지난 1월 중앙지역군사법원은 “해병대 사령관이 박 대령에게 이첩 보류 명령을 개별적·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군 검찰은 지난 1월13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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