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들어서며 주민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초동 집으로 돌아갔을 때 그에게 꽃다발을 건넨 이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모친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1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한 뒤 자택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주상복합 ‘아크로비스타’에 도착할 당시 한 여성이 꽃다발을 건넨 바 있다. 그런데 그가 김 차장의 모친 배아무개씨라고 제이티비씨(JTBC)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김 차장은 윤석열 정권에서 외교 안보 라인의 핵심 실세로 불려왔다.

당시 아크로비스타 건물에는 ‘대통령 내외분 수고하셨습니다. 아크로비스타 제12기 입주자 동대표 일동’이라 적힌 현수막도 내걸렸는데, 배씨가 12기 동대표단의 감사를 맡고 있다고 한다. 이에 당시 입주민 게시판에는 ‘현수막을 철거하라’는 항의 글들이 쏟아졌다고 제이티비씨는 전했다. 결국 현수막은 하루도 안 돼 철거됐다.

제이티비씨는 배씨가 “12기 동대표단 회장이 현수막과 꽃다발을 준비했고, 꽃을 전달해달라는 부탁만 들어준 것”이란 입장을 밝혔고, 김 차장은 “어머니께 들은 바가 없어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 어머니는 윤 전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단지 내부에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서초동 돌아갈 때 입주민들이 꽃다발 주고 환영 현수막을 걸었다는 보도를 보고 참 어이없다고 생각했는데 꽃다발을 전달한 사람이 같은 아파트 사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모친이라 한다”라며 “대통령 권력을 사유화해 탄핵당하더니 끝까지, 가는 길에도 참으로 염치없는 짓을 한다”고 적었다. 그는 “도대체 상식이라고는 없는 후안무치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차장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12월12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20분까지 약 25시간 동안 휴대전화를 3차례 바꾼 게 최근 드러났다. 휴대전화 이동통신사들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받아 지난 15일 공개한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내란 세력이 지금도 부활을 꿈꾸며 대한민국 미래를 담보 잡으려 한다”라며 “내란 특검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비상계엄 다음 날 아침 주한미국대사에게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고 말한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겨레

송경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