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18일 퇴임했다. 두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재판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문형배 재판관은 퇴임사에서 “헌재 결정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왼쪽부터)과 정정미,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나오고 있다. / 뉴스1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대강당에서 두 사람의 퇴임식을 열었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2019년 4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했다. 두 사람의 후임 임명 절차는 멈춘 상태여서 헌재는 당분간 7인 체제로 운영된다. 앞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이완규·함상훈 후보자를 지명했으나, 헌재가 지명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최근 인용했기 때문이다.

문 재판관은 이날 퇴임사에서 “헌재 결정에 대한 학술적 비판은 당연히 허용되어야겠지만, 대인논증 같은 비난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흔히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는 대통령과 국회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적 해결이 무산됨으로써 교착상태가 생길 경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들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의 설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가 권한쟁의 같은 절차에서 사실성과 타당성을 갖춘 결정을 하고 헌법기관이 이를 존중함으로써 교착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견제와 균형에 바탕한 헌법의 길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존중으로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했다.

문 재판관은 또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다양한 관점에서 쟁점을 검토하기 위해 재판관 구성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헌법실무 경험이 많은 헌법연구관이나 교수에게 재판관이 되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헌법재판관 전원이 판사 출신이다.

그는 “재판관과 재판관 사이에서, 재판부와 연구부 사이에서, 현재의 재판관과 과거의 재판관 사이에서 더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문 재판관은 “대화는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과정과 경청 후 자신의 의견을 수정하는 성찰의 과정이 포함된다”고 했다.

이미선 재판관은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하면서 마음속에 무거운 저울이 하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 사건마다 저울의 균형추를 제대로 맞추고 있는지 고민했고, 때로는 그 저울이 놓인 곳이 기울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근심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그 저울의 무게로 마음이 짓눌려 힘든 날도 있었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헌법재판의 기능이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550 [단독] 변호사가 사무실·자택 잇단 방화… 3차 범행 뒤에야 구속영장 발부 랭크뉴스 2025.04.18
45549 "독도는 일본 땅" 망언을 3면 스크린으로 감상?‥황당한 '역사 왜곡 전시관' [World Now] 랭크뉴스 2025.04.18
45548 '윤 어게인 신당' 보류 소동‥갑자기 단톡 파더니 '망신' 랭크뉴스 2025.04.18
45547 제주 벚꽃축제, 바가지 요금 논란 이어 집단 식중독까지 랭크뉴스 2025.04.18
45546 “강남역에 누가 살고 있다” 제보…지적장애인 7개월만 가족 품으로 랭크뉴스 2025.04.18
45545 국방부, 김현태 전 707단장 등 7명 기소휴직 랭크뉴스 2025.04.18
45544 홍준표, '尹 탈당 요구' 안철수에 "시체에 난도질…사람 도리 아냐" 랭크뉴스 2025.04.18
45543 80대女 돌연 구토·발열 알고보니…치명률 18.5%, 치료제도 없다 랭크뉴스 2025.04.18
45542 이준석 "'윤어게인' 창당은 간 보기…尹, 국힘에 배신감 느낀 듯" 랭크뉴스 2025.04.18
45541 서울고법, 윤석열 21일 공판도 ‘지하 출입’ 허용…특혜 논란 랭크뉴스 2025.04.18
45540 네이버, 컬리와 손잡았다…쿠팡 맞설 ‘신선식품 동맹’ 출격 랭크뉴스 2025.04.18
45539 Z세대 취업 불안 확산… 69% “장기전 준비 중” 랭크뉴스 2025.04.18
45538 ‘K-엔비디아’ 키운다더니 현실은 주 52시간 족쇄… 반도체업계 “K-반도체 하향 평준화” 비판 랭크뉴스 2025.04.18
45537 초등생 붙잡고 "음료수 사줄까"…강남 한복판서 '유괴 불안' 확산 랭크뉴스 2025.04.18
45536 중국은 동남아로, 미국은 남미로...외교전으로 번지는 관세 전쟁 랭크뉴스 2025.04.18
45535 용인 일가족 살해 부른 사업은 ‘민간 임대 협동조합’… 부동산 광풍의 비극 랭크뉴스 2025.04.18
45534 안철수 “윤석열 탈당” 주장에 홍준표 “시체 난도질”···장외 설전 랭크뉴스 2025.04.18
45533 “윤석열에 꽃다발 준 입주민, 김태효 모친이었다” 랭크뉴스 2025.04.18
45532 제주은행, 더존비즈온 손잡자 주가 21%대 급등[이런국장 저런주식] 랭크뉴스 2025.04.18
45531 홍준표 “흉악범 사형…차별금지법 반대, 페미니즘 대신 패밀리즘” 랭크뉴스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