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마을 인근 야산이 지난달 28일 산불 피해로 폐허로 변해 있다. 성동훈 기자


경찰이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낸 경북 산불의 범인을 검거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유력한 실화 용의자를 입건하고도 보름 넘게 소환 조사조차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건이 장기화될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은 지난달 28일 의성군으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뒤 현재까지 피의자 A씨(57)에 대한 직접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경찰은 A씨를 지난달 30일 산림보호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바있다. A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11시24분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 있는 조부모 묘소를 정리하던 중 실화로 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경찰이 A씨를 피의자로 전환해 입건한 것은 ‘증언’ 때문이다. 최초 발화 당시 현장에 같이 있던 A씨 딸은 119상황실에 “아빠랑 왔는데, 불이 나서 (증조부의) 산소가 다 타고 있다”고 신고했다. 그는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직원에게 “아빠가 라이터를 가지고 산에 있던 가지 등에 불을 붙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남겼다. 해당 라이터는 현장에서 수거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정밀감식 중이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마을이 지난달 28일 산불 피해로 폐허로 변해 있다. 성동훈 기자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서도 경찰은 보름 넘게 소환조사를 못하고 있다. A씨가 실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한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에 맞춰 혐의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자료를 확보한 이후 피의자를 조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이 아직 A씨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타 지역 산불 수사 현황과도 대비된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언양읍 화장산 산불을 낸 혐의로 50대 B씨를 지난 7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 자백을 받아냈다. 최종 합동감식 결과가 나오기도 전이었다. 울주경찰서 관계자는 “미리 확보한 CC(폐쇠회로)TV 영상 등 증거를 토대로 범행을 추궁해 자백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과수 등이 진행한 합동감식에 따르면 경북 산불의 최초 발화지인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난 불은 성묘객 실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야산 주변에 논밭이나 민가가 없는 점, 야산 내 묘지로 이르는 길이 인적 왕래가 드문 곳인 점, 발화 당일 낙뢰 등 자연발화 요건이 없었던 점 등이 근거로 제시했다. 감식보고서는 조만간 경북도와 의성군, 경찰 등에 공유될 예정이다.

경찰은 “CCTV분석 및 탐문수사를 벌이는 등 기초조사를 마친 상태”라며 “국과수 합동감식의 최종 결과가 나오는대로 일정을 조율해 A씨를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519 한동훈 “尹 대통령은 과거로 두고 미래로 가자” 랭크뉴스 2025.04.18
45518 박나래 자택에서 수천만원 금품 훔친 30대 남성 구속 송치 랭크뉴스 2025.04.18
45517 ‘언론은 적’…1호 당원부터 원내대표·대선 주자도, 한결같은 국힘 랭크뉴스 2025.04.18
45516 박나래 자택서 금품 훔쳐 장물 내놨다…30대 절도범 결국 랭크뉴스 2025.04.18
45515 '희대의 사기꾼' 81세 장영자 또 실형…감옥살이만 34년, 뭔일 랭크뉴스 2025.04.18
45514 박나래 자택 절도범 구속 송치… 훔친 금품 장물로 내놔 랭크뉴스 2025.04.18
45513 "이대로면 대선 필패"…안철수, 공개적으로 尹 탈당 촉구 랭크뉴스 2025.04.18
45512 포장에도 중개수수료?…배민 시행 첫 주부터 ‘시끌’ [뉴스in뉴스] 랭크뉴스 2025.04.18
45511 한준호, '윤어게인 신당' 두고 "좀비들 각축장 보는 듯" 랭크뉴스 2025.04.18
45510 대통령과 국회 충돌땐…떠나는 문형배 재판관이 내놓은 해법 랭크뉴스 2025.04.18
45509 나경원 "교육감 직선제 폐지, 수능 100% 전형 연2회 실시" 공약 랭크뉴스 2025.04.18
45508 대구 찾은 李 “수도권서 떨어진 거리 따라 지역 예산 가중치 둬야” 랭크뉴스 2025.04.18
45507 '채상병 사건' 박정훈 대령측, 2심서 "尹 전 대통령 증인 신청"(종합) 랭크뉴스 2025.04.18
45506 "난 매일 사용하는데"…대장암 전문의는 절대 안 쓴다는 '구강청결제', 왜? 랭크뉴스 2025.04.18
45505 [단독] '22대 총선 선거방송 심의는 참사'‥방심위 직원들 양심고백 랭크뉴스 2025.04.18
45504 트럼프 관세에 ‘럭셔리 기업’도 발 동동···에르메스 “가격 인상”·루이뷔통 “미국 생산 증가” 랭크뉴스 2025.04.18
45503 무너진 다리를 넘은 기적… “다시 숨 쉬는 매일이 선물” 랭크뉴스 2025.04.18
45502 법원, 尹 21일 재판도 지하주차장 진출입 허용…法 “사회적 관심도 고려” 랭크뉴스 2025.04.18
45501 CEO 부재에 경영난… 車 판매 세계 5위 스텔란티스 ‘흔들’ 랭크뉴스 2025.04.18
45500 법원, 윤 전 대통령 21일 재판도 지하주차장 출입 요청시 허용 랭크뉴스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