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의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실제 그 문건이 있었다는 대통령 집무실 CCTV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경호처 반발로 또 실패했는데요.
저희가 집무실에 있었던 국무위원들이 직접 그린 자리 배치를 확보해 비교해 봤더니 서로 달랐고, 문건에 대한 기억도 제각각이라 CCTV 확보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박솔잎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첫날,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모습입니다.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당일 저녁 8시 40분쯤 윤 전 대통령과 국무위원 몇 명이 이 원탁에 앉았습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자리 배치를 자필로 그렸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중앙에, 그 왼쪽으로 자신과 외교부 장관이 앉았다고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오른쪽으로는 국방장관은 서 있었고, 법무부 장관, 국정원장 순으로 앉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조태열 외교부장관의 기억은 다릅니다.
조 장관이 검찰에서 그린 배치도에는 이상민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오른쪽에 있고, 통일부, 외교부 장관이 윤 전 대통령 왼쪽에 앉았습니다.
계엄 문건에 대한 기억도 다릅니다.
조 장관은 자리에 앉자마자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면서 A4 용지 한 장을 줬다고 했습니다.
'재외공관'이란 단어를 봤다고 했습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검찰에서 이 장면을 봤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은 경찰에서 못 봤다고 진술했습니다.
MBC 등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문건도 이 탁자에 있었다는 게 이상민 전 장관 증언입니다.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2월 11일)]
"제가 멀찍이 봤고 아까 1~2분 짧은 순간에 대통령이 만류하러 들어간 상황에서 얼핏 본 거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은 안 납니다마는…"
비상입법기구가 언급된 '최상목 문건' 등 계엄 관련 문건들은 계엄이 사전에 기획된 걸 입증하는 핵심 물증입니다.
하지만 조태열, 이상민 문건은 검찰이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태열 장관은 문건을 집무실에 놔두고 나왔고, 이상민 전 장관은 단전단수 문건을 집무실에서 보기만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집무실 CCTV가 문건의 정체를 확인할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지만, 경호처는 또 압수수색 집행을 가로막았습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영상편집: 문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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