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 1969년 이수화학 모태...재계 114위 중견그룹으로 성장
김상범 회장, 개인회사→지주사→계열사...적은 지분으로 29개 계열사 실질 지배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 참여...적자 계열사 비롯 3곳서 연봉 200억, 배당도 두둑
장남 김세민, 이수 사장 승진...지분은 0.1% ‘승계 미진’
과제는 실적 개선과 책임경영...전문가들 “주주 신뢰 흔드는 심각한 문제”
지난달 25일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의 장남 김세민(36) 이수 총괄사업실장이 지주회사 이수의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김 회장이 여전히 그룹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세대교체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김 회장은 개인회사 이수엑사켐을 지주사 위에 두는 ‘옥상옥’ 지배구조를 통해 약 20%대 지분만으로도 29개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장남과 차남에게는 핵심 계열사 지분을 거의 넘기지 않아, 이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0.1% 내외에 불과하다.
모태는 이수화학… 재계 114위 중견그룹으로 도약
이수그룹은 1969년, 김 회장의 부친 김준성 명예회장이 설립한 이수화학을 모태로 출발했다.
국내 유일의 알킬벤젠 제조사로 시작한 이수화학은 현재 시가총액 약 3조4000억 원 규모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화학, IT, 건설, 바이오, 스마트팜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총 29개 계열사(상장 4개, 비상장 25개)를 보유 중이다.
핵심 계열사로는 이수화학, 이수페타시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 있으며, 이 가운데 이수페타시스는 다층 인쇄회로기판(PCB) 기술력을 바탕으로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실적은 엇갈린다. 2024년 기준 이수화학은 1조9162억 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51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이수페타시스는 10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옥상옥’ 지배구조로 29개 계열사 장악...책임은 회피
김 회장은 2003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이수엑사켐 → 이수 →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수엑사켐의 지분 100%를 가진 그는, 이 엑사켐이 이수 지분 73.4%, 본인이 직접 26.6%를 보유하며 지주회사에 대한 사실상 100%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김 회장은 지난해 총 200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으며 중견기업 연봉 1위를 기록했다.
이수화학 퇴직금(138억 원)을 포함해, 이수스페셜티케미컬과 이수페타시스로부터 각각 14억 원, 25억 원을 챙겼다.
개인회사 엑사켐을 통한 배당 수익도 2015년 이후 96억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핵심 계열사 3곳에서 모두 미등기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책임은 지지 않고 실질적인 경영권만 행사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책임 없는 권한은 지배구조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버지는 지분 100%, 아들은 0%...갈길 먼 3세 경영
김 회장의 장남 김세민 씨는 2020년 이수 전무로 승진한 뒤, 그룹 내 비즈노베이션(Biz Innovation)을 총괄하며 디지털 전환을 주도해 왔다.
최근 사장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아직은 지분 승계가 미흡하다는 평가다. 차남 김세현 씨도 그룹에서 활동 중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두 형제가 보유한 이수화학 지분은 각각 0.1%, 0.05%, 이수페타시스 지분은 0.00~0.07% 수준에 그친다. 결국, 명확한 승계 계획이나 구조 정비 없이 3세 경영 체제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과제는 실적 개선과 책임경영...전문가들 “주주 신뢰 훼손”
이수그룹이 당면한 또 다른 과제는 실적 부진과 책임경영 미흡이다.
이수화학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3년간 12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계열사인 이수건설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금의 지배구조는 주요 결정은 회장이 다 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 형태”라며 “이는 주주 신뢰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상범 회장, 개인회사→지주사→계열사...적은 지분으로 29개 계열사 실질 지배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 참여...적자 계열사 비롯 3곳서 연봉 200억, 배당도 두둑
장남 김세민, 이수 사장 승진...지분은 0.1% ‘승계 미진’
과제는 실적 개선과 책임경영...전문가들 “주주 신뢰 흔드는 심각한 문제”
지난달 25일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의 장남 김세민(36) 이수 총괄사업실장이 지주회사 이수의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김 회장이 여전히 그룹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세대교체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김 회장은 개인회사 이수엑사켐을 지주사 위에 두는 ‘옥상옥’ 지배구조를 통해 약 20%대 지분만으로도 29개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장남과 차남에게는 핵심 계열사 지분을 거의 넘기지 않아, 이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0.1% 내외에 불과하다.
그래픽=정서희
모태는 이수화학… 재계 114위 중견그룹으로 도약
이수그룹은 1969년, 김 회장의 부친 김준성 명예회장이 설립한 이수화학을 모태로 출발했다.
국내 유일의 알킬벤젠 제조사로 시작한 이수화학은 현재 시가총액 약 3조4000억 원 규모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화학, IT, 건설, 바이오, 스마트팜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총 29개 계열사(상장 4개, 비상장 25개)를 보유 중이다.
핵심 계열사로는 이수화학, 이수페타시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 있으며, 이 가운데 이수페타시스는 다층 인쇄회로기판(PCB) 기술력을 바탕으로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실적은 엇갈린다. 2024년 기준 이수화학은 1조9162억 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51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이수페타시스는 10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옥상옥’ 지배구조로 29개 계열사 장악...책임은 회피
김 회장은 2003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이수엑사켐 → 이수 →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수엑사켐의 지분 100%를 가진 그는, 이 엑사켐이 이수 지분 73.4%, 본인이 직접 26.6%를 보유하며 지주회사에 대한 사실상 100%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김 회장은 지난해 총 200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으며 중견기업 연봉 1위를 기록했다.
이수화학 퇴직금(138억 원)을 포함해, 이수스페셜티케미컬과 이수페타시스로부터 각각 14억 원, 25억 원을 챙겼다.
개인회사 엑사켐을 통한 배당 수익도 2015년 이후 96억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핵심 계열사 3곳에서 모두 미등기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책임은 지지 않고 실질적인 경영권만 행사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책임 없는 권한은 지배구조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버지는 지분 100%, 아들은 0%...갈길 먼 3세 경영
김 회장의 장남 김세민 씨는 2020년 이수 전무로 승진한 뒤, 그룹 내 비즈노베이션(Biz Innovation)을 총괄하며 디지털 전환을 주도해 왔다.
최근 사장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아직은 지분 승계가 미흡하다는 평가다. 차남 김세현 씨도 그룹에서 활동 중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두 형제가 보유한 이수화학 지분은 각각 0.1%, 0.05%, 이수페타시스 지분은 0.00~0.07% 수준에 그친다. 결국, 명확한 승계 계획이나 구조 정비 없이 3세 경영 체제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과제는 실적 개선과 책임경영...전문가들 “주주 신뢰 훼손”
이수그룹이 당면한 또 다른 과제는 실적 부진과 책임경영 미흡이다.
이수화학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3년간 12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계열사인 이수건설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금의 지배구조는 주요 결정은 회장이 다 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 형태”라며 “이는 주주 신뢰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