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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웃] 美中 기술패권 전쟁

랭크뉴스 2025.04.18 06:36 조회 수 : 0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인 H20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 통제에 따라 저(低)사양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이번 조처는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상대로 부과한 첫 번째 수출 제한 사례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부터 시행해 온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수위를 한층 더 강화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첨단 기술 분야에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미·중 간 기술패권 전쟁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면서 본격화됐다. 당시에는 단순한 양국 간 무역 갈등으로 비쳐졌지만, 사실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이후 미국은 반도체 장비 수출을 막고, 화웨이·ZTE 같은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등 기술 봉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맞서 중국도 반도체 자립과 기술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바야흐로 세계를 움직이는 힘은 첨단 기술이다. 과거에는 무기와 자원이 국가의 힘을 결정하는 요소였지만, 이제는 AI, 반도체, 양자컴퓨터 같은 첨단 기술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AI 기술은 2030년까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최대 1.2% 끌어올리고 총 13조 달러(약 1경5천300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 기술은 향후 국가 간 격차를 심화시키고, 기술을 장악한 국가가 국제 질서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딜레마적 상황에 놓여 있다. 수출의 60% 이상이 미국과 중국에 집중돼 어느 편에 서기도, 중립을 지키기도 어렵다. 특히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수요의 허브이자 전략 기술의 중간 공급자로, 미국의 대중 제재와 중국의 자급화 정책 사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공장을 증설하면서도 중국 시안 공장도 유지해야 하는 난국에 처해 있다. 여기에 AI 반도체 설계는 엔비디아가 독주하고, 양자컴퓨터와 클라우드 기술에선 중국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다.

정부는 위기감 속에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통해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고도 멀다. 국내 연구개발(R&D) 투자와 전문기술 인력은 기술 패권국들과 비교해 볼 때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실정이다. 기술이 곧 국가의 생존을 결정하는 시대다. 기술 인재 육성과 공급망 다변화, 핵심 기술 개발 등 세 가지 요소가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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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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