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나 재건축 선호 ‘이주 행렬’
경기 화성·서울 강동구도 순유입
주변 시·군·구 인구 감소 이어져
경기 화성·서울 강동구도 순유입
주변 시·군·구 인구 감소 이어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경기도 양주시가 신도시 입주 영향 등으로 지난해 전국에서 2만1199명이 순전입(전입-전출)되며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 순유입’ 1위를 기록했다. 시 전체 인구(29만명)의 7% 넘는 인구가 1년 만에 불어났다. 17개 광역지자체로 범위를 확대해 비교해도 경기(6만4218명), 인천(2만5643명)에 이은 3위다.
양주시 순유입 인구가 늘어난 배경에는 3040세대의 ‘이주 행렬’이 자리한다. 17일 통계청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양주시 순유입 인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는 30~34세(3145명·14.8%)였다. 이어 34~39세(2317명)와 40~44세(2089명)가 뒤를 이었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바탕으로 가정을 꾸리고 출산하는 이들 연령대가 이주하면서 자녀 세대인 0~4세(1513명)와 5~9세(966명) 순유입도 덩달아 늘었다. 양주시는 2022년 순전입 인구가 7900명 수준이었지만 옥정·회천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2023년 2만4942명으로 급증했다. 양주시 관계자는 “신도시 입주와 버스·철도 등 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 유입이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3040세대의 신도시 이주와 이로 인한 지자체 인구 변화는 다른 지역에서도 관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28개 기초지자체 중 순전입 ‘톱5’는 양주시와 경기 화성시(2만659명), 서울 강동구(1만7686명), 경기 파주시(1만4149명), 경기 오산시(1만2126명)였다. 2022년부터 2년 연속 1위였던 인천 서구는 검단신도시 입주가 마무리되자 지난해 11위(8248명)로 내려왔다. 2019년 순전입 상위 5개 지자체(경기 화성·시흥·용인·고양·남양주시) 가운데 5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화성시뿐이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신도시 건설과 재건축·재개발로 3040세대와 20대 후반 유입이 급증한다는 점이다. 화성시는 동탄1·2신도시와 봉담·향남지구 등이 줄줄이 들어서며 지난해 순전입 인구의 42.6%를 25~29세(4525명), 30~34세(4284명)가 차지했다. 강동구도 지난해 말 1만2000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며 25~29세(2088명), 30~34세(2018명) 유입이 급증했다. 파주시(운정신도시)와 오산시(세교신도시)도 각각 35~39세(1817명)와 30~34세(2120명) 유입 비중이 가장 컸다.
특정 지역의 인구 확대는 주변 시·군·구 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지난해 양주시 순전입 인구의 50.4%(1만692명)가 경기 의정부·남양주·포천·동두천시와 서울 노원구 5개 지자체에서 왔다. 파주시도 순유입 인구의 41.6%가 경기 고양시(5890명)에서 옮겨왔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새로 유입된 인구가 다시 타 지역으로 이주하지 않도록 일자리를 확대하고 교통 여건 등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