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패 바로미터 ‘충청 민심’
호남보다 인구 많아 대선 판도 좌우
충청 표심 수도권 표심과 연동 분석
민주, 대선 레이스 출발점 충청으로
호남보다 인구 많아 대선 판도 좌우
충청 표심 수도권 표심과 연동 분석
민주, 대선 레이스 출발점 충청으로
“제 처가 동네인 충청의 인물입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대선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강훈식(충남 아산을) 의원을 이렇게 소개했다. 캠프 실무를 총괄하는 핵심 포지션에 충청 지역구 의원을 전면 배치하고, 김혜경 여사가 충청 출신이란 점을 강조하며 충청에 구애한 것이다.
민주당은 6·3 대선을 앞두고 유독 충청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주목도가 높은 대선 레이스 출발점을 충청권으로 정했고 이 전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등 후보들도 앞다퉈 충청 민심을 사로잡을 맞춤형 공약을 가장 앞순위로 내세우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충청을 얻지 못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충청은 역대 대선 승리의 ‘바로미터’였다.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에서 충청의 마음을 얻은 후보가 대통령 권좌에 올랐다. 직전 20대 대선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은 충청에서 37.3% 득표율로 이 전 대표(34.2%)에 3.1% 포인트 차 승리를 거뒀다. 전체 득표율에서 윤 전 대통령이 0.73% 포인트의 근소한 우세로 승리한 것을 보면 이 전 대표의 충청 패배가 선거 승패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전체 득표에서 불과 24만7000여표 앞섰는데, 충청에서만 14만7000여표 우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전(37.6%) 충북(37.5%) 충남(37.3%)에서 각각 이 전 대표(대전 35.6%, 충북 33.4%, 충남 32.8%)를 눌렀다. 이 전 대표는 공무원 등 외지인 거주 비율이 높은 세종에서만 41.3%의 득표율로 35.1%를 얻은 윤 전 대통령에 앞섰다.
이전 대선도 마찬가지였다.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충청에서 30.1%를 얻어 홍준표 전 대구시장(17.6%)을 크게 앞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8대 대선에서 40.5%의 충청 득표율로 문재인 전 대통령(33.5%)을 제쳤다. 17대 대선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동영 민주당 의원에 충청에서 33.5% 대 20.5% 승리를 거뒀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에 충청에서 34.8% 대 30.3% 승리를 거두며 대권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충청이 대선 승패의 가늠자가 되는 이유를 주로 지역·인구 구도에서 찾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영남과 호남의 답은 정해져 있고, 수도권은 여러 지역 출신이 섞여 있다”며 “결국 호남보다도 인구가 많은 충청 민심에 따라 전체 대선 판도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충청 표심이 수도권 표심과 연동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수도권 전반에서 충청향우회의 조직력·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인천도 서해대교만 건너면 충청이라 유권자 25% 정도가 충청 출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