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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17세기 후반부터 프랑스 식민지배 받다 1804년 독립
마크롱 "역사의 진실 인정하는 건 망각 거부하는 것"


지난 1월 프랑스 방문한 아이티 과도위원회 위원장 레슬리 볼테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과거 프랑스의 카리브해 식민지였던 아이티와 공동으로 과거사 조사위원회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프랑스와 아이티 공동의 역사를 조사하는 공동위원회를 설립할 것"이라며 "이 필수적이고 중요한 작업이 완료되면 위원회는 양국의 평화로운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권고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17세기 후반 서인도 제도의 산토도밍고(현재 아이티) 지역을 식민지로 삼았다. 이 지역은 설탕, 커피, 면화 등 농업 생산으로 막대한 부를 창출했는데 이를 위해 아프리카 노예를 대규모로 강제 이주시키기도 했다.

이후 1789년 프랑스 대혁명에 고무된 아이티인들은 자유를 찾기 위해 투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 결과 1804년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언하며 노예 반란을 통해 독립한 최초의 국가가 된다.

프랑스의 마지막 왕인 샤를 10세는 1825년 비로소 아이티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으나 식민 지주의 재산 손실 보상이라는 명목으로 거액의 배상금을 부과했다. 그날이 4월 17일로 이날 꼭 200주년이 됐다.

이 배상금은 현재 화폐 가치로 약 210억달러(약 29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아이티는 이 배상금을 1947년에야 모두 지급했는데 이 때문에 아이티가 세계 최빈국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양국 역사가들로 구성되는 과거사 공동 조사위원회는 200년 동안의 공동의 역사를 탐구하며, 특히 1825년 배상금이 아이티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다. 또 이 사건에 대한 양국의 상호 인식과 기억을 분석하고 20세기 이후 양국의 관계 발전도 다룬다.

마크롱 대통령은 성명에서 "당시 샤를 10세가 배상금을 부과한 건 한 신생 국가의 자유에 값을 매긴 결정"이었다며 "아이티는 건국하자마자 역사의 부당한 힘에 직면하게 됐다"고 인정했다.

또 "오늘 200주년을 맞아 우리는 이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며 "역사의 진실을 인정하는 것은 망각과 지우기를 거부하는 것으로, 아이티에 고통스러운 기억을 남긴 1825년에 시작된 이 역사에 대해 프랑스가 자기 몫의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의 진실은 분열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 것을 하나로 잇는 다리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모든 대화와 상호 이해의 공간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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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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