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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신주에 위치한 TSMC 빌딩.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가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도 역대 최고의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3나노미터(㎚·1㎚=10억 분의 1m) 등 첨단 공정 기술력을 앞세워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을 이끌어낸 결과다.

TSMC는 17일 2025년 1분기 실적발표회를 열고 매출 8392억5000만 대만달러(약 36조6700억 원), 순이익 3616억 대만달러(약 15조78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1.6%, 60% 증가한 수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468억 대만달러)도 웃돌았다

이 같은 호실적은 빅테크 고객사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문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3나노 공정 기술은 1분기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했으며, 7나노 이하 첨단 기술이 73%”라고 설명했다. TSMC의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올해 1분기 ‘블랙웰’ 시리즈의 최신 칩 GB200을 출시하는 등 AI 가속기 출하량이 늘어난 효과가 반영됐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로 글로벌 무역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성능 반도체 재고를 비축해두려는 미국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했다.

김영옥 기자


2분기, 아직은 괜찮다는데
TSMC의 실적 전망치는 첨단 테크 기업들의 ‘리트머스 시험지’ ‘풍향계’라고도 불린다. 애플·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 대부분을 고객사로 둔 TSMC는 주문량에 근거해서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날 TSMC는 2분기 매출을 284억~292억 달러(약 40조2800억~41조4100억 원) 사이로 예측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는 “관세 정책의 잠재적 영향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알고 있다”라면서도 “현재까지 고객사의 큰 변화는 없었다. 올해 전체 매출이 약 2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향후 몇 달 내에 더 나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특히, 그는 AI 수요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웨이저자 CEO는 “올해 내내 고객들의 강력 AI 관련 수요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AI가속기 매출이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경민 기자


그럼에도 못 웃는 반도체 업계
TSMC의 낙관과 달리,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AI 열풍이 주춤하고, 관세 우려는 커지면서 TSMC의 주가(대만 상장)는 올해 약 21% 하락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AI 칩 수출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도 TSMC엔 부정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닝스타의 분석가 브라이언 콜렐로를 인용해 “관세와 지정학적 긴장은 칩 제조업체에 장·단기적으로 우려할만한 요소이며 AI 확산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웨이저자 CEO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술 리더십, 고객 신뢰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는 이미 부정적 신호가 감지됐다. ‘슈퍼 을’로 통하는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업체인 ASML은 전날 실적발표에서 1분기에 39억4000만 유로(약 6조3000억원)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평균 48억2000만 유로(약 7조80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고가 장비의 특성상 관세율이 높아지면 세금 부담이 크게 불어 반도체 기업들이 장비 주문을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는 “최근의 관세 발표는 거시적인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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