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정정 요구… 자금 조달 계획 차질 주가 3.55% 올라 사상 최고가 달성
연합뉴스TV 캡처
금융감독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에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 한화에어로는 최근 3조6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고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줄였는데, 금감원이 재차 정정을 요구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7일 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상증자 및 계열사 한화오션 지분 매매 관련 내부 의사결정 과정과 자금사용 목적 구체화에 대해 정정 요구를 했고 상당 부분 보완이 됐지만 일부 구체성이 떨어지거나 기재 수준이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또한 정정신고서 제출 직전 유상증자 규모를 감액하면서 제3자 배정을 하는 등 자금조달 구조를 변경한 부분이 회사나 주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로 검토하고, 일반 주주와의 소통 계획도 보완하라고 요구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달 20일 방산과 조선해양, 우주항공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한화에어로의 자금을 한화 오너 일가의 승계에 사용하고 투자금은 유상증자로 메운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금감원은 27일 한화에어로의 공시 내용이 미흡하다며 정정신고서 제출을 했다. 이에 회사는 지난 8일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감액해 신고했지만 금감원이 이날 2차 정정을 요구했다.
금융 당국의 제동으로 한화에어로의 자금 조달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증권신고서는 당초 23일부터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더 정정하게 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9일 한화에어로가 처음에 공시한 유상증자 결정 내용 중 발행주식수, 발행금액이 20% 이상 변경된 것을 근거로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날 한화에어로는 전장 대비 3.55% 오른 81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달성했다. 유상증자를 발표한 직후인 지난달 21일에는 주주가치 희석 우려에 주가가 16%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