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홈페이지 게시판에 '尹 칭송' 뉘앙스 글 등록
"기록 차원에서 충암인의 족적 남기고자 해"
"내란범이 자랑스럽다고?"... 비난 댓글 줄줄
작성자 "정치적 목적 없었는데… 비판 수용"
15일 서울 충암고 총동문회 홈페이지 '총동문회 동정' 게시판 속 '포커스 충암인' 코너에 올라온 '충암의 아들 윤석열 대통령' 게시글. 충암고 총동문회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전 대통령 모교인 서울 충암고의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로 탄핵된 대통령'인 그를 "충암의 아들"이라고 칭하며 업적을 기리자는 취지의 글이 최근 게시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과는 별개로,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 같은 글을 올리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충암고 총동문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충암의 아들 윤석열(8회) 전직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글은 지난 15일 '포커스 충암인' 게시판에 등록됐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 김민배 전 TV조선 대표이사 등 충암고 동문 36명의 업적을 소개하는 글도 함께 올라와 있다.

"尹, 미우나 고우나 충암의 아들"



해당 게시물은 '총동문회 홈페이지 총관리자' 명의로 작성됐다. 총관리자는 "윤석열(8회) 동문은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2022년부터 약 3년간 국가를 대표하는 공직을 수행했다.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셨으며, 현재는 민간인 신분으로 복귀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충암고 총동문회는 공직을 수행한 동문에 대한 기록 차원의 게시를 통해 충암인으로서의 족적을 남기고자 한다"고 적었다.

문제는 객관적인 역사 기록이라기보다 사실상 '칭송', 최소한 '위로와 격려'의 뉘앙스가 담겨 있는 글이라는 점이다. 총관리자는 "윤석열 동문에 대한 평가는 향후 역사의 몫이겠지만,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의 자리에 있었던 충암인의 여정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 길이 순탄했든 험했든, 그리고 미우나 고우나 그는 충암의 아들임에 분명하며, 그 이름은 학교의 역사 속에 남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수고하셨습니다.' 국가의 대표로 살아간 시간은, 그 자체로도 쉽지 않았을 것이기에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논란 가능성을 의식한 듯, '정치적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총관리자는 "본 게시물은 특정 정치적 입장이나 헌법재판소 판단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지 않으며, 동문 개인의 공직 이력에 대한 기록 및 예우의 차원에서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1월 18일 서울 충암고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충암의 아들 윤석열 동문(8회)'이라는 제목의 글. 당시 '내란 옹호' 논란이 일자 '윤 대통령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적은 부분이 삭제됐다. 충암고 총동문회 홈페이지 캡처


"내란 옹호" 비난 쇄도... "게시물 비공개 검토"



그럼에도 반응은 싸늘하다. '게시글 취지에 동감하지 못하겠다'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충암고 동문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내란범을 자랑스러워하는 건 동문들이 할 짓이 아니다" "개인적 생각을 충암 동문들의 전체 의견이라고 생각되게끔 이곳에 글을 쓰는 건 절대 아니라고 본다" "대다수 충암 동문들은 당신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을 것" 등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논란이 확산하자 총관리자는 17일 별도 글을 통해 해당 게시글 작성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거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을 평가하려는 목적이 전혀 아니었다. 단지 공직 이력을 기록하는 형식적 차원의 게시물이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그러나 많은 동문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날카로운 지적과 우려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특히 내란 음모 및 불법 계엄 논란과 관련하여 국민적 공분이 큰 사안에 대해 총동문회 명의로 예우적 표현이 포함된 게시물이 올라간 것은 결과적으로 충암 공동체의 정신과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향후 논의를 거쳐 해당 게시물의 비공개 처리를 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과 관련, 충암고 총동문회의 부적절한 게시물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도 총관리자는 동문회 홈페이지에 "윤 대통령 앞날에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바란다"는 문장을 포함한 글을 올렸다가 비난이 일자,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338 권력과 돈에 갇힌 보수, 윤석열 내려놔야 살 수 있다 [위기의 보수, 길을 묻다] 랭크뉴스 2025.04.18
45337 중미 벨리즈서 미국인이 항공기 납치…"용의자 사망" 랭크뉴스 2025.04.18
45336 [단독] 김선호 국방 대행 "샹그릴라 불참" 가닥… 코리아 패싱 자초할라 랭크뉴스 2025.04.18
45335 노무현도 접었던 '세종 수도'... ①위헌 논란 ②초당적 민심 ③수도권 반발 넘어야 랭크뉴스 2025.04.18
45334 집에서 '불법' 포경수술하다가…생후 2개월 아기, 과다출혈로 숨졌다 랭크뉴스 2025.04.18
45333 미국서 원자로 배운 한국, 66년 만에 첫 역수출 랭크뉴스 2025.04.18
45332 트럼프 "파월은 '정치 게임' 중…내가 나가라면 바로 '아웃'" 랭크뉴스 2025.04.18
45331 트럼프, '관세파장' 지적한 연준의장에 "그는 내가 원하면 사임"(종합) 랭크뉴스 2025.04.18
45330 나는 매년 한 번씩 유언을 쓴다 랭크뉴스 2025.04.18
45329 “믿을 건 명품뿐”… 백화점업계 럭셔리 브랜드 전략 강화 랭크뉴스 2025.04.18
45328 "진짜 '죽여주는' 의사였다"…치료하는 척 15명 살해한 연쇄살인마에 獨 '발칵' 랭크뉴스 2025.04.18
45327 [단독] '불법도박' 개그맨 이진호 檢송치…BTS 지민 등에 23억 빌려 랭크뉴스 2025.04.18
45326 "트럼프 행정부, 보건 예산 34% 삭감…질병관리 예산은 44%↓" 랭크뉴스 2025.04.18
45325 "딸들아 놀지 말고 공부하렴"…아이패드 숨겼다가 '절도죄' 체포된 엄마,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18
45324 美 플로리다주립대서 총격사건…CNN "최소 6명 부상" 랭크뉴스 2025.04.18
45323 "누워만 있으면 AI가 머리 감겨준다"…中서 '3700원 샴푸전문점' 등장 랭크뉴스 2025.04.18
45322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비상계엄은 관용과 자제를 뛰어넘었다” 랭크뉴스 2025.04.18
45321 [속보] 트럼프 "파월에 불만…내가 원하면 그는 바로 아웃" 랭크뉴스 2025.04.18
45320 "마약 때문에 이렇게까지 한다고?"…태국서 '은밀하게' 들고 온 남성들의 최후 랭크뉴스 2025.04.18
45319 [속보] 트럼프 "우크라와 광물협정 다음 주 목요일(24일) 서명" 랭크뉴스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