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재의의 건이 17일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중앙포토]
정부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간 상법개정안과 내란·명태균 특검법이 17일 재표결에서 부결돼 폐기됐다. 다만 한국방송(KBS)ㆍ교육방송(EBS) 수신료 징수 방식을 전기료와 통합 징수 할 수 있도록 한 방송법 개정안은 최종 가결됐다. 현 정부가 지난 3년여 간 행사한 41건의 거부권 법안 중 재표결에서 가결된 경우는 처음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내란특검·김건희특검 등 재의표결 부결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상법개정안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99명 중 찬성 196명, 반대 98명, 기권 1명, 무효 4표로로 부결됐다. 내란특검법은 재석 299명 중 찬성 197명, 반대 102명로 부결돼 폐기됐다. 재의 요구된 법안이 본회의를 다시 통과하려면 재적의원(300명)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명태균 특검법과 방송통신위원회 설치ㆍ운영법 개정안과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등 5개 법안도 부결됐다.

재표결된 8개 법안은 모두 민주당 주도로 입법 됐다. 상법 개정안은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고 전자주주총회 개최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박성제 법무부 장관은 표결에 앞서 “입법 취지와 달리 주주 보호에 역행하는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사가 민형사상 책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직면하게 해 적극적 경영활동을 저해할 소지가 높다는 것이다.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재의의 건이 17일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중앙포토]
내란 특검법, 명태균 특검법, 방송법 개정안 등 나머지 7개 법안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 시기 거부권을 행사했다. 박 장관은 “헌법 위반 소지가 상당하거나 법안 시행 시 부작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법안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른바 '쌍특검법'을 놓고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국민의힘 이탈표를 예상했으나 가결될 정도는 아니었다.

반면 방송법 개정안은 이날 가결됐다. 개정안은 한국전력이 한국방송공사(KBS)·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재원이 되는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결합해 징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개정안은 민주당 주도로 지난해 1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최 부총리가 권한대행 때인 지난 1월 21일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반인권적 국가 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과 함께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이날 재표결에서 방송법 개정안은 총 299명 투표 중 찬성 212표, 반대 81표, 기권 4표, 무효 2표가 각각 나왔다. 민주당 등 구(舊) 야권에서 192명이 모두 가결에 투표했다고 가정하면 국민의힘 내 이탈이 20표 이상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에서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은 22년 만이다.

이날 본회의에선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개정안은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ㆍ직무정지 등의 사유로 권한대행 체제가 된 경우, 대통령 몫 재판관 3명은 임명ㆍ지명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선(左), 문형배(右)
민주당은 지난 8일 한 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 도래에도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은 경우,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계속해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법안 반대 토론에서 “헌법 상 보장하는 권한대행 임명권을 일반 법률안을 통해 강탈하는 것으로 위헌적”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323 "누워만 있으면 AI가 머리 감겨준다"…中서 '3700원 샴푸전문점' 등장 랭크뉴스 2025.04.18
45322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비상계엄은 관용과 자제를 뛰어넘었다” 랭크뉴스 2025.04.18
45321 [속보] 트럼프 "파월에 불만…내가 원하면 그는 바로 아웃" 랭크뉴스 2025.04.18
45320 "마약 때문에 이렇게까지 한다고?"…태국서 '은밀하게' 들고 온 남성들의 최후 랭크뉴스 2025.04.18
45319 [속보] 트럼프 "우크라와 광물협정 다음 주 목요일(24일) 서명" 랭크뉴스 2025.04.18
45318 ‘韓 대선 출마 바람직하지 않다’ 66% 랭크뉴스 2025.04.18
45317 트럼프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게 있다…中도 무역협정 맺을 것" 랭크뉴스 2025.04.18
45316 “국토부서 낮추란다, 낮추자”…문 정부, 집값통계 102회 조작 랭크뉴스 2025.04.18
45315 이창용 “갑자기 어두운 터널”…그래도 ‘금리 인하’ 처방엔 신중 랭크뉴스 2025.04.18
45314 민희진 측 “주주간계약 해지 입증 책임 하이브에 있어” 랭크뉴스 2025.04.18
45313 마크롱, 美국무·특사와 우크라 종전 방안 논의(종합) 랭크뉴스 2025.04.18
45312 ICAO, ‘평양 무인기 사건’ 北 진상조사 요청 기각 랭크뉴스 2025.04.18
45311 이재명 “세종 대통령실 건립”…‘대선 바로미터’ 충청 표심 잡기 랭크뉴스 2025.04.18
45310 한국인 美 대학교수, 돌연 비자 취소돼 강의 중단 랭크뉴스 2025.04.18
45309 핫도그 가게서 행패 부린 격투기 선수 출신 유튜버, 알고보니 랭크뉴스 2025.04.18
45308 진열된 빵에 혀 '낼름'…논란의 빵집, 결국 모든 빵 덮개 씌웠다 랭크뉴스 2025.04.18
45307 병원서 속옷만 입고 "나 미국인이야! 녹화해"…난동 피운 남성의 최후 랭크뉴스 2025.04.18
45306 김동연 “2035년까지 男·女 대상 ‘완전한 모병제’로 전환” 랭크뉴스 2025.04.18
45305 미국 달 가는 길목에 먼저 위성망 구축한 중국...확대하는 우주 패권 경쟁 랭크뉴스 2025.04.18
45304 신축 찾는 3040 따라 인구 ‘출렁’… 양주 지난해 2만여명 급증 랭크뉴스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