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로고. 로이터=연합
초고가 스포츠카 제조사 포르쉐의 회장이 산에 개인 터널을 무단으로 뚫어 별장과 연결하려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DPA 통신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포르쉐 창업주의 손자인 볼프강 포르쉐(82) 회장은 2020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별장을 약 900만 달러(120억원)에 매입했다.
모차르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한 명소다.
그는 별장에 쉽게 오가기 위해 카푸치너베르크 산을 가로지르는 길이 약 480m의 터널을 뚫어 지하 주차장과 연결하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초 차량 12대를 주차할 수 있는 사설 주차장을 만들고 이를 별장과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며, 당시 보수 성향 인민당 소속의 전 잘츠부르크 시장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시장 교체 이후 녹색당 등 일부 시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시의회 녹색당 대표 잉게보르그 할러는 "개인이 산을 뚫을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면서 "슈퍼리치를 위한 특혜를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잘츠부르크 시의회는 다음달 중순 포르쉐 회장의 별장 지하 주차장과 관련된 도시 계획 변경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보수 정당인 공산당은 지하 주차장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며 진보 성향의 녹색당은 터널 공사가 공공자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 포르쉐 회장이 지하 주차장 공사를 시작하기 전 터를 다지기 위해 시 당국에 납부한 허가 수수료가 4만 유로(약 6468만원)로 지나치게 많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6일에는 잘츠부르크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해당 계획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역 대학 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마이케 사이러스는 "초부유층이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에 정치적 인맥과 돈을 쓰는 모습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