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정부효율부, 관련 전산시스템 개발 중”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마이애미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500만 달러의 골드 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정부효율부(DOGE)가 500만 달러에 미국 영주권을 판매하는 일명 ‘골드 카드’ 전산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문서 및 세 명의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머스크의 ‘정부 효율성부(DOGE)’와 국무부, 국토안보부(DHS), 이민서비스국(USCIS) 소속 기술자들은 공동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위한 웹사이트와 신청 절차를 개발 중이다. 연방 정부 비용 절감을 주요 목표로 하던 정부효율부가 이제는 “수익 창출이라는 새로운 목표로 전환”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말 500만 달러에 영주권을 주는 골드 카드 비자 구상을 처음 발표했다. 기존의 투자 이민 비자 프로그램(EB-5·외국인이 미국 사업체에 80만~105만 달러를 투자하고 1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면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을 대체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지난달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어제 골드카드 1000장을 팔았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해당 프로젝트 관계자는 아직 실제 금전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얼굴과 자유의 여신상, 흰머리독수리가 그려진 골드카드를 보여주며 “2주 안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트닉 장관은 머스크의 기술자들과 함께 기존엔 몇년씩 소요되었던 비자 신청 절차를 우회하는 시스템을 설계 중이다. 인터뷰, 신원 조회 등 이민자 심사 과정을 간소화하여 2주 내로 자산가들이 거주 승인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효율부 소속의 마르코 엘레즈와 에드워드 코리스틴이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엘레즈는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올리고 우생학 논리로 이민정책을 옹호해 온 익명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해 제기되며 지난 2월 결국 사임했으나, 트럼프 정부의 요청으로 다시 복귀해 일해 오고 있음이 드러났다. 한편 에드워드 코리스틴은 머스크가 부처로 스카우트한 19살 최연소 엔지니어로 화제가 된 인물로, 과거 보안 회사 인턴 시절 기밀 유출로 인해 해고된 전력이 있다. 에어비앤비의 공동창업자인 조 게비아도 이번 프로젝트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