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125시간 만에 수습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16일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지하터널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실종됐던 50대 노동자가 사고 엿새째인 16일 숨진 채 발견됐다.
홍건표 광명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이날 밤 8시11분께 붕괴 사고 현장에서 실종된 50대 노동자 ㄱ씨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고립 이후 수습하기까지 125시간 만이다.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소속인 실종자 ㄱ씨는 지난 11일 오후 3시13분께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지면서 고립됐다.
구조당국은 16일 오후 6시3분께 ㄱ씨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21m 아래 매몰된 컨테이너까지 접근해 내시경 카메라로 신체 일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토사 등에 막혀 수습하기까지 2시간 남짓 걸렸다. ㄱ씨는 해당 컨테이너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발견됐으며, 많은 토사물에 신체 일부가 매몰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 과장은 “실종자를 수습해 중앙대 광명병원으로 이송 중”이라며 “지금까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사랑하는 가족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던 실종자 가족에게 조금 더 빨리 구조 소식을 전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앞서 구조당국은 사고 직후 ㄱ씨와 하청업체 소속 20대 굴착기 기사 ㄴ씨가 붕괴 현장에 고립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구조와 수색 작업을 이어왔다. ㄴ씨는 사고 발생 13시간여 만인 12일 새벽 4시30분께 무사히 구조됐다. ㄴ씨는 고립 초기부터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했으나, ㄱ씨는 정확한 위치나 생사 여부 등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기상 악화와 지반 약화에 따른 추가 붕괴 우려 등으로 인해 수색 작업도 여러 차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등 구조와 수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실종자 구조 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사고 수습과 붕괴 원인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고용노동부, 경기도, 광명시, 국가철도공단, 사업시행자인 넥스트레인 등이 참여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사고 수습과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는 이날 실종자 사망 소식 직후 사과문을 내고 “우리의 소중한 직원을 잃은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사고 원인 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