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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영향구역보다 실제 피해 대폭 늘어난 이례적 상황

'역대최악' 동해안산불 피해의 4배…정부기관 합동조사 결과 조만간 공식 발표


산불이 할퀸 자국
(안동=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30일 주불 진화가 완료된 경북 안동시 남후면의 산들이 까맣게 타 있다. 2025.3.30 [email protected]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김선형 기자 = 경북 산불 산림피해 규모가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것의 2배인 것으로 전해졌다.

발표된 산불영향구역보다 실제 조사결과 피해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그만큼 '괴물 산불'로 불리는 경북 산불의 파괴력이 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산림청의 진화 선언 때 피해규모 추산 자체가 '엉터리였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17일 각 지자체와 당국 등에 따르면 산림청을 포함한 정부 기관 합동 조사 결과 경북 5개 시군을 휩쓴 산불 피해 규모는 9만㏊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은 산불 진화 이후 지금까지 이번 산불 영향구역이 4만5천157㏊라고 발표해 왔다.

실제 피해 규모가 발표 수치의 2배 수준인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역대 최악으로 불렸던 2000년 동해안 산불 산림 피해면적의 4배에 달하는 것이다.

산불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면적으로 진화가 완료된 뒤 확인하는 피해면적과는 개념이 다르다.

진화가 완료된 뒤 타지 않은 부분은 산불영향면적에는 포함되지만 피해면적에는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통상 영향면적이 실제 피해면적보다 넓게 잡힌다.

하지만 이번 산불의 경우 조사결과 실제 피해면적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산불 피해 면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산림청의 피해규모 추산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산불영향구역이 4만5천㏊였는데 피해 면적이 9만㏊로 증가하는 상황 자체가 말이 안된다"라며 "산림청이 기본적인 것부터 엉터리로 발표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 당국은 조만간 산림 피해 면적을 확정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산불은 이상고온과 극도로 건조한 날씨, 강한 돌풍 등으로 급속도로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큰 피해를 냈다.

산불 기간 전국 평균 기온은 14.2도로 평년보다 6.4도 높아 역대 1위를 나타냈다.

산불 당시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상대 습도는 평년 대비 15% 적었다.

태풍급 강풍도 이어져 지난달 25일 의성은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27m에 달했다.

이런 강풍을 타고 불씨가 먼 곳으로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도 잦았다.

경북 내륙지역인 안동에서 바닷가인 영덕까지 시간당 8.2㎞ 속도로 불씨가 확산했다.

당국은 산불이 대형화하고 강한 바람을 타고 비화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피해 면적이 엄청나게 넓어진 것으로 분석한다.

산불 현장이 워낙 넓은 면적에 흩어져 있고 불길이 비화하면서 곳곳으로 산불이 번져 주불 진화 직후 영향구역 추산에 잡히지 않은 지역이 많았던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기후변화로 앞으로 산불이 더욱 대형화·장기화할 수 있는 만큼 초기 진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 투입과 장비 확충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북 산불 '진화 완료'…폐허 된 산림 비추는 햇살
[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한편 경북 산불 피해 조사 결과, 사유시설과 공공시설 피해액은 1조1천30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국은 애초 지난 15일 피해조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가 사유 시설 피해 확인을 17일까지 연장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일주일간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5개 시군을 덮친 산불 피해 규모는 사유시설 5천90억원, 공공시설 6천21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공공 피해 가운에 산림이 5천831억원으로 94%를 차지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주택, 농작물, 가축 등 사유시설 피해 내용을 오늘까지 추가로 확인하기로 했다"며 "복구 금액은 피해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중앙부처 협의를 거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의결·확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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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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