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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연 2.75% 유지…추경·美FOMC도 확인 필요
5월에 성장률 전망 대폭 낮추면서 금리도 0.25%p 내릴 듯


개회선언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2025.4.17 [사진공동취재단]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7일 2분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했다.

원/달러 환율이 한 달 사이 1,410∼1,480원대에서 출렁이며 매우 큰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2월에 이어 연속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차(현 1.75%p)가 더 벌어지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며 환율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가계대출·부동산 등 금융 불안,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이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관련 불확실성도 금통위원들의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금통위는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로 틀었고, 11월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올해 1월 '숨 고르기' 동결을 거쳐 2월 기준금리를 0.25%p 더 내렸다.

계엄·탄핵 정국 속에 소비·투자 등 내수 위축으로 작년 4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친 데다, 미국 관세정책 위험까지 겹쳐 올해 성장률도 1.5%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그래픽] 4월 원/달러 환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25.8원 하락한 1,424.1원으로 집계되며 넉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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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금통위 회의 이후 미국 상호관세 발표 등으로 경기·성장 우려는 더 커졌다. 그런데도 금통위가 연속 인하를 피한 데는 무엇보다 환율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 발표가 다가오고 탄핵 심판 선고는 늦춰지면서 지난달 말 1,470원 안팎까지 올랐고, 이달 9일 상호관세가 본격적으로 발효되자 1,484.1원(오후 3시 30분 기준가)에 이르렀다. 금융위기 당시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후 상호관세 유예 소식 등과 함께 최근 올해 들어 가장 낮은 1,420원 안팎으로 떨어졌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에 다시 뛸 수 있는 상황이다.

이창용 총재 등 한은 관계자들은 환율의 특정 수준보다 변동성 확대를 더 경계하며 관리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과거와 달리 현재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1조1천23억달러로 사상 처음 1조달러를 넘어섰고, 순대외채권이 3천981억달러에 이르는 만큼 환율이 일정 수준 오른다고 해도 '외환 위기'로까지 번질 위험은 크지 않다.

하지만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 결국 전체 소비자물가가 불안해질 뿐 아니라 환율 변동성이 너무 크면 파생금융상품 등이 타격을 받는다.

[그래픽] 은행 가계대출 증감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2월 말보다 1조4천억원 많은 1천145조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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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가격과 가계대출 추세 안정 여부, 추경의 최종 규모와 집행 시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속도 등도 확인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연초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 등에 2월 3조931억원 급증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은 3월 1조7천992억원 늘면서 증가 폭이 다소 줄었지만, 이달 들어 10일까지 1조1천218억원 불어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서울 주택 거래 증가가 수개월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확대로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인하가 자칫 기름을 부을 위험이 있다.

금통위 회의에 앞서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환율뿐 아니라 최근 부동산 시장이 불안했던 부분도 금통위가 고려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도 "고환율과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 불안 측면에서 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주 실장은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80% 이상의 확률로 5월 초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리겠다는 확실한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를 내놓아야 한은도 다시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1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이코노믹클럽 연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보다 높은 관세로 물가 인상과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며 "연준이 물가와 성장 중 어디에 더 초점을 맞출지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발 관세 전쟁의 수출 타격이나 계엄·탄핵 정국 속에 더 늦춰진 내수 회복을 고려할 때, 한은이 다음 달에도 인하를 미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한 달 사이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되고, 1분기 성장률 등 경기·성장 악화 지표가 더 뚜렷해지면 5월에는 한은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투자은행(IB) 등 민간 기관에서는 올해 0%대 성장률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한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역시 5월에 큰 폭의 하향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이 시점에 기준금리도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 주요 투자은행 경제성장률 전망치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는 지난 2월 말 1.55%에서 이날 1.35%까지 한 달여 사이 0.2%p 하락했다.
JP모건은 0.7%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놨고, 노무라는 1.2%를 제시하면서 1분기 GDP가 전분기보다 0.1%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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