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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식당에 손님이 많이 줄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꼭 한번 들러주세요.”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부모님의 가게를 살리기 위해 딸들이 직접 나서 홍보글을 올리는 이른바 ‘랜선 효도’ 가 확산되고 있다. 엑스(옛 트위터)에서 시작된 이 움직임은 단순한 감정 호소를 넘어 자영업 위기 속에서 디지털 세대가 만든 새로운 사회적 연대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랜선 효도 릴레이는 지난 3월 23일 엑스에 올라온 한 게시물로 시작됐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생선구이 가게에 손님이 줄었다며 한 자영업자의 딸이 도와달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간절한 마음이 닿았는지 이 글은 4월 9일 기준 조회수 1억 회를 돌파했고 4만 회 이상 공유되어 실제 방문했다는 ‘인증샷’이 쏟아졌다. 작성자는 “덕분에 매출이 두 배로 뛰었다”며 “엄마가 너무 좋아하신다”는 글을 남기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후 비슷한 사연의 자녀들이 “염치없지만 저희 부모님 가게도 홍보해 본다”며 잇따라 등장했다. 소개된 가게마다 예약이 마감되고 매출이 오르면서 카페, 의류, 에어컨 청소 서비스 등 업종과 지역이 다양해졌다. 급기야 누리꾼들은 언급된 가게들을 모은 ‘자영업자 구조 네이버 지도’까지 만들었다. 등록 가능한 한도인 1000개를 넘어섰다.

랜선 효도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확장되어 지자체장들도 방문하기 시작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난 3월 31일 성동구에 위치한 가게 4곳을 직접 방문해 후기를 남겼고 김동연 경기지사도 해당 생선구이 식당을 찾았다.

랜선 효도가 주목받은 이유는 ‘자녀들의 진심’과 ‘온라인 관계에 대한 인식 변화’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자영업자 부모는 온라인 홍보에 익숙하지 않다. 대신 자녀들이 나서 실명으로 게시글을 작성하고 있다. 익명성이 큰 매력인 엑스에서 신상 노출은 드문 일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님을 보고 신상 노출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돕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로 ‘자영업이 얼마나 안되면 딸들이 신상 노출을 감수하고 온라인에 부모님 가게를 홍보하나 싶어서 슬프다’는 글은 6700회 이상 공유됐다.

디지털 세대의 온라인 관계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한몫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관계 커뮤니케이션 정기조사 2025’에 따르면 Z세대 5명 중 1명(19.7%)은 SNS 팔로워를 친구로 인식한다고 응답했다. 대기업의 광고보다 ‘온라인 친구’의 후기가 더 신뢰받는 디지털 소비 문법 속에서 ‘엄마가 새벽부터 손질한 재료’, ‘하나하나 신경 써서 준비하는 가게’라는 자녀의 설명은 소비자에게 곧바로 신뢰로 연결된다.

온라인 친구에 대한 신뢰감은 SNS 전체의 연대로 이어졌다. 같은 플랫폼, 같은 표현,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나와 연결된 사람의 부모님’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직접 가게에 방문해 인증샷을 남기면 자녀는 감동한 부모님의 반응을 올리는 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온라인상에서 어려운 시기에 서로 돕자는 마음의 연대 의식이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랜선 효도의 배경에는 조기 퇴직자들의 자영업 위기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고용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이상 고령 자영업 전환자 가운데 약 절반인 48.8%는 월평균 순소득(연간 총매출에서 연간 총비용을 뺀 값, 사회보장기여금 공제 전 소득)이 최저임금 수준(2022년 기준 월 199만4440원)을 밑돌았다. 특히 50대 자영업 전환자 중 최저임금 미만 비중은 28.7%, 60세 이상은 75.8%에 달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소는 “무급가족종사자가 3.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위 수준”이라며 숫자는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청년층 자녀들이 부모의 가게를 돕는 것은 영업난 속 가족 단위의 자구책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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