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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금통위에선 날씨 발언했으나
이번엔 의사 진행에 필요한 말만 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는 의사봉을 치고 있다./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2분기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종잡을 수 없어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데다 서울 집값은 상승하고 있어 대내외 불안이 고조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통위원들은 회의 시작 2분 전인 오전 8시 58분 한국은행 본관 16층 회의장에 입장했다. 유상대 부총재가 가장 먼저 등장했고, 황건일 위원, 장용성 위원, 이수향 위원, 신성환 위원, 김종화 위원이 순서대로 착석했다. 위원들은 회의장에 들어온 순간부터 의자에 앉기까지 서로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고 침묵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2분 뒤인 9시 정각 파란 넥타이를 매고 회의장에 등장했다. 20여명의 취재진을 둘러본 이 총재는 “오늘 왜 이렇게 많이 오셨냐”며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3번 두드렸다. 이 총재는 서류를 뒤적이는가 싶더니 “이따가 내려가서 봅시다”라며 회의장에서 취재진을 퇴장시켰다.

직전 2월 금통위에서 “날씨가 따뜻해진 것 같은데 다 잘 풀리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과는 상반된 태도다. 이 총재는 이날 말을 최대한 아끼며 필요한 발언만 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2.75%인데,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를 동결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날 금통위에 앞서 조선비즈가 국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은 ‘금리 동결’에 한 표를 던졌다.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와 다르지 않다. 금투협 조사에선 88%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이는 직전 조사인 지난 2월보다 43%포인트(p) 상승한 수준이다. 금투협은 “미국 관세 정책으로 경기하방 압력이 높지만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존재해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예상이 직전 조사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준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심상치 않은 상태다. 이달 9일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본 주요 국가에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하면서 1484.1원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선 상호관세를 제외하거나 유예하겠다고 하면서 1420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언제 말을 바꿀지 모르는 트럼프 행정부의 특성상 안심할 수는 없는 상태다.

최근 부동산 시장 역시 불안한 양상이다. 지난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신축, 역세권 단지로 수요가 몰리면서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52% 올랐다.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한편 금통위는 올해 1월을 제외하고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기준금리를 낮춰왔다. 지난해 8월 3.50%에서 같은 해 10월 3.25%로 내렸고, 한 달 뒤인 11월엔 3.00%까지 인하했다. 올해 1월 3.00%를 유지한 데에 이어 2월엔 2.75%로 낮췄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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