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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향한 중국의 '러브콜'이 심상치 않습니다.

■ 밀착하는 중국·조심스러운 유럽…"협력 강화 필요하지만 유럽 요구 들어줘야"

먼저 스페인입니다. 지난 11일,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에 맞선 무역 공동 전선을 구상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현재 미국의 관세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유럽연합(EU)과 중국이 함께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을 막아내야 한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유럽연합은 경제 세계화와 자유 무역의 확고한 지지자로서, 국제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치 오랜 시간 자유시장주의를 채택해 온 국가의 수장과도 같은 발언인데, 산체스 총리는 일단 "스페인과 유럽연합은 중국과 소통을 강화해 무역 질서를 지키겠다"고 화답했습니다.

다만 "스페인과 유럽 모두 중국을 상대로 상당한 무역적자를 안고 있다"면서 "더 균형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유럽의 요구에 중국이 민감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 오는 7월 중국·유럽 정상회담…'중국 전기차 관세' 협상 가능성

여기에 오는 7월 중국 베이징에선 유럽연합과의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유럽연합이 현재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 중인 고율 관세 대신, 유럽 수출 시 최저 가격을 설정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중국산 전기차 관세는 중국과 유럽 간 이어져 온 '오랜 불편함'이었는데, 이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시아 행보와 유럽을 향한 안보 비용 부담, 그리고 관세 전쟁으로 인해, 유럽과 중국 모두 미국이 아닌 다른 선택지를 고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미국, 여전한 유럽의 강력한 동맹국…중국의 대규모 덤핑 두려움도

하지만, 막상 유럽이 중국의 손을 '덥석' 잡지는 못할 거라는 게 유럽 외교가의 중론입니다.

미국은 여전히 유럽연합 27개 회원국의 강력한 동맹국입니다. 큰 규모의 수출 의존국인 데다, 독일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미국에 방위까지 의지하고 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과 안보 부문에서 유럽과 중국을 이른바 '커플링'해서 경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동시에, 유럽연합은 2019년 미·중 무역전쟁 이래로 중국을 경쟁자이자 라이벌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 상품들이 대규모로 유럽을 향할 거라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유럽 시장은 대체로 외부 국가에 대해선 폐쇄적 경쟁을 유지하고 있는데, 중국은 정부 보조금으로 싼값에 상품을 생산해 사실상 불공정 거래를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 7일, 유럽연합은 중국발 덤핑을 모니터링하는 테스크포스를 창설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중국 광저우 무역박람회에 참석한 중국 공장 관리자들이 했던, "미국 주문은 대부분 중단됐고, 앞으로 유럽 시장으로 수출을 통해 사업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발언을 유럽 경제지가 앞다투어 전한 배경입니다.

■ '외줄 타는' 유럽…"미국 얄밉지만 동맹 구도 변화는 없을 것"

미국이 얄밉지만, 유럽 외교가에서 "당장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전략적 이익과 민주주의를 고려한다면, 미국과의 동맹 구도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면 중국을 타깃으로 한 미국의 관세 전쟁에 속절없이 휘말리게 되리라는 것도 큰 두려움입니다.

다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유럽연합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한 다음 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위원장은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심화해야 하고, 가능하다면 무역과 투자 관계도 확대해야 한다"고 트럼프 시대에 맞선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처음 마주하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과거 제국주의로 패권을 자랑하던 유럽연합도 속수무책 '외줄타기'에 매달리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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