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풋' 기대해도 되나 질문에 "아니다"
나스닥 3% 급락 마감
"외국 중앙銀, 달러 부족 시 공급 준비 돼 있어"
나스닥 3% 급락 마감
"외국 중앙銀, 달러 부족 시 공급 준비 돼 있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6일(현지 시간)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보다 높은 관세로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통화정책 조정에 대해서는 “지금은 시장이 혼자 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16일(현지 시간) 파월 의장은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관세는 최소한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우리는 양대 목표(최대 고용·물가 안정)가 (서로) 긴장 상태에 놓이는 도전적인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경제가 각 목표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각 (목표와 현실 간) 간극이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최대 고용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관세 인상으로 물가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높여서 물가를 잡으면 되지만 문제는 경기 둔화도 동시에 점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둔화 시 연준은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면 되는데 이 때는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결국 물가와 성장이 긴장 상태에 놓이는 안 좋은 상황에 연준이 직면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우리의 도구(기준금리 변경)는 같은 시점에 두 개(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중 하나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가 "아마 올해 내내 우리를 목표 달성에서 더 멀어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조정을 당장은 고려하지 않고 경제 상황을 더 관망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로서 우리는 정책 입장에 대한 어떤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더 많은 명확성을 기다리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0.25%포인트씩 서너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증시가 급락하면 연준이 시장에 개입하는 이른바 '연준 풋'을 기대해도 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시장은 원래 취지대로 작동하고 있고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급락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99.57포인트(1.73%) 떨어진 3만 9669.3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0.93포인트(2.24%) 급락한 5275.70, 나스닥종합지수는 516.01포인트(3.07%) 주저앉은 1만 6307.16에 장을 마쳤다.
파월 의장은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라는 데 방점을 두면서도 그 영향이 더 지속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때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자동차 가격이 오랫동안 올랐던 사례를 언급하고서 이 같은 "공급망 차질"이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도록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달러화가 부족할 경우 달러화를 공급할 준비가 됐냐는 질문에는 연준이 외국 중앙은행들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점을 거론하면서 "그렇다"고 답했다.
IUR캐피털의 가레스 라이언 전무는 "미국 위험 자산에 대한 심리가 장기적인 악영향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90일 동안 주요 무역 상대국과 협상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없다면 주식 시장은 여름 내내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