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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 1060일 ⑨ 유튜브 몰입
지난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 사저로 이사하며, 관저 앞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전민규 기자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세상을 보는 창(窓)은 유튜브였다. 지난해 12·3 계엄 발동 전, 그는 정부 고위 관계자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님, 지지율이 20%대에서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40%는 돼야 안정적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아니, 아시잖아요. 나는 여론 신경 안 씁니다.”

“여론 신경 안 쓴다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겁니다.”

“제가 느끼는 건 달라요. 여론조사 말고도 시중 여론을 살피는 법이 있으니까 잔말 말아요.”

이 관계자는 “나중에 보니 주로 젊은 보수 유튜브를 본다는 얘기였다. 보수 매체에서도 쓴소리가 쏟아지니 아예 귀를 닫고 그쪽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유튜브에 몰입했다는 증언은 차고 넘친다. 지난 1월 15일 체포되기 직전,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과 면담하는 자리에서도 “레거시 미디어는 너무 편향돼 있다. 유튜브에서 잘 정리된 정보를 보라”고 권했다고 한다.

#검사 윤석열은 달랐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철야집회를 하는 지지자들에게 직접 서명한 새해 인사 및 감사 인사글을 전했다. [뉴시스]
윤 전 대통령은 세상사에 대한 관심이 워낙 컸다. 주변에선 “사법시험을 9수한 것도 이런 성향과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 그만큼 언론도 열독했다. 오히려 유튜브는 경계 대상이었다. 대선 전부터 그와 가까이 지냈던 A는 이런 일화를 전했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이 발탁해 검찰총장이 된 윤 전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부터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당장 붙었고요. 그와 가깝던 한 언론인이 보다 못해 그해 11월 보수 유튜브 ‘신의한수’에 출연해 ‘법무부가 검찰총장을 해임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당시 윤 총장은 ‘유튜브 좀 그만 보고, 출연도 그만 하세요’라고 세게 경고했습니다.”

#유튜버 팬덤의 출현

‘검사 윤석열’은 언론을 ‘갑’의 입장에서 대했다. 검사는 수사 정보를 꿰고 있다. 한마디라도 더 듣는 게 숙명인 기자는 구조적으로 ‘을’이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정치 입문 뒤 접한 기자들은 좀 생소했다. 약간의 실수에도 가차 없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치 유튜버들은 기자들과 달랐다. 대선 기간 유세 현장마다 쫓아다니며 응원을 펼친 보수 유튜버들은 오히려 ‘팬클럽’ 같은 느낌이었다. 점점 그들과 밀착했다. 일부 유튜버는 “(윤 후보가) 자면서도 내 방송을 본다”고 자랑했다. 대통령 취임식에도 유튜버들이 몰려갔다.

#공생(共生)관계가 되다

“어휴, 요즘 몇몇 유튜브가 재미있다고 성화야. 대통령께서 즐겨 보고 링크까지 보내시니 안 볼 도리가 있나. 그걸 봐야 대화에 낄 수 있을 정도야.”

정부 출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윤 전 대통령이 즐겨 보는 채널은 대통령실의 ‘필수 시청 리스트’가 됐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차관급)에 임명된 김채환처럼 보수 유튜버가 정부 요직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탄핵으로 이제 전직이 됐지만, 윤 전 대통령에게 보수 유튜버는 여전한 우군이다. 보수 유튜버들이 탄핵당한 그와 동행하고 있다.

“이기고 돌아왔으니 걱정하지 마시라.”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초동 사저로 복귀한 뒤 주민들과 나눈 인사말이다. 보수 유튜버가 보여주는 세상에서 그는 언제나 승자였다.

※ 이 기사의 전문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난 이기고 온거니 걱정말라” 尹, 파면당하고도 이랬던 내막 ⑨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9055

“실패 땐 탄핵, 나도 알았다” 폭탄주 돌린 尹 ‘그날의 고백’ ⑧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722

尹 “X팔리게, 美 도움 필요없어”…日징용해법 승부수 비화 ⑦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419

의대 증원에 건건이 “아니오”…尹, 40년지기 연락도 끊었다 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8182

"尹 술친구 자랑하던 그 의원, 한동안 찍혀 죽어 지냈다" 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709

"막내급 기자가 청담동 술자리 질문…尹, 그날 도어스테핑 좌절" ④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374

"비속어 썼으니" 참모들 제안…'바이든 날리면' 실상은 이랬다 ③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7066

"내가 있어 지금의 尹 있다고…김건희, 술자리 때마다 말해"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6699

총선 출구조사에 격노한 尹 "그럴 리 없어! 당장 방송 막아!"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645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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