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관련 사업하다 엄청난 채무 져 범행" 진술
부모와 처자식 등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50대 가장을 태운 호송차량이 15일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사업 실패 등을 비관해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존속살인 혐의로 전날 긴급 체포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대와 20대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가족들이 잠든 사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내용의 메모를 현장에 남긴 뒤 15일 새벽 승용차를 타고 광주 소재 오피스텔로 달아났다가 같은 날 오전 경찰에 검거됐다. 그는 자신의 자살 암시 문자를 받은 또 다른 가족의 신고로 도주 당일 붙잡혔다.
가족 5명 살해라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동기는 경제적 이유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파트 분양 관련 사업을 이어가던 중 계약자들로부터 '사기 분양'으로 고소당해 엄청난 빚을 지고 민사 소송까지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며 "가족들에게 채무를 떠안게 할 수는 없어 그랬다"고 진술했다. 실제 그가 가족과 떨어져 살던 광주 관할 광주경찰청에는 A씨를 상대로 한 사기 혐의 고소장이 접수돼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그의 진술대로 자신에게 몰린 경제적 어려움이 가족들에게 전가되는 걸 막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인지 정확한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비슷한 가족 살해 범행과 비교해볼 때 그의 범행이 지나치게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17일쯤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