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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곡성군

[서울경제]

“이불 빨래방 맹그러 줘서 참말로 고맙소잉. 여러분님들 덕택에 얼마 안 남았지만, 편히 살다 가겠소. 징하게 감사허요.”


전남 곡성군의 한 마을에 사는 80대 어르신이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생긴 마을 빨래방에 기뻐하며 기부자들에게 진심을 담아 작성한 손 편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신규 고향사랑 지정기부 사업 발굴에 나선 곡성군은 고령화에 따른 시골 마을 어르신들의 불편을 해소할 사업 ‘어르신 돌봄을 위한 마을 빨래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부터 지정 기부 모금을 시작했다.

특히 곡성군은 사업에 동참한 이들의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 지역에 사는 80대 할머니의 손 편지를 가부자들에게 보냈는데, 이 편지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올해 12월 말까지 모으려던 모금 목표액 1억8860만 원을 9개월 만에 초과 달성했다. 모금에는 총 1500여 명이 동참했다.

곡성군 ‘담양댁’ 할머니의 손 편지. 사진 제공=곡성군


지난해 8월 작성된 편지에서 80대 ‘담양댁’ 할머니는 “내가 곡성으로 시집 올 때만 해도 시어머니가 애들 오줌싸개 이불 빨래시켜서 빨래터에서 힘들어가꼬 몇번을 울었는지 모르요”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시상이 좋아져서 세탁기가 있지만, 나도 인자 나이가 80세가 넘어강께 무릎이랑 허리가 아파서 집에서는 빨래를 아예 못 허요“라며 “일 년에 한 번만 빨래 차가 마을을 찾아와 (두꺼운 이불은) 장롱에 넣어 놓고 나는 얇은 이불을 놓고 내내 살고 있소”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 마을에 이불 빨래하는 곳이 생겨, 자식들 명절에 올 때도 맘 놓고 이불 꺼내놓고 쓰라 한다”며 “이불 빨래방 맹그러(만들어) 줘서 참말로 고맙소잉. 여러분님들 덕택에 얼마 안 남았지만, 편히 살다 가겠소. 징하게 감사허요”라고 적었다.

곡성군은 “바쁜 농번기와 겨울을 보내고 나면 이불에는 먼지가 한가득이지만, 혼자 사시는 어르신 가구에는 큰 가정용 세탁기가 없다”며 “이동 세탁 서비스도 찾아가야 할 마을이 많아 한계가 많았다”고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곡성군은 이번 지정기부금으로 지역 내 고령화율이 높은 지역 2개소에 빨래방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부금은 빨래방 공간조성비, 세탁기 등 물품 구입비, 배송차량 운영비 등에 쓰일 예정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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