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에어포스원을 타고 도착하면서 아들을 안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구에 지능이 높은 사람이 늘어나야 문명을 지킬 수 있다는 인식을 지녔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머스크의 13번째 자녀를 출산했다고 주장한 인플루언서 애슐리 세인트 클레어 등 주변인들의 증언을 인용해 머스크의 출산에 대한 인식과 최근 논란을 전했다.
세인트 클레어에 따르면 머스크는 세인트 클레어가 임신하자 “지구 종말의 날 전까지 2세들을 ‘군단’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선 대리모를 써야 할 것 같다”는 문자를 보냈다.
세인트 클레어는 지난 2월 14일 엑스를 통해 자신과 머스크 사이에 생후 5개월 된 아들이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 아들의 이름을 로마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초대 왕 ‘로물루스(Romulus)’로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2세를 늘리겠다는 목적으로 정자 기증도 했다고 한다. 지난 2023년 일본의 유명 여성이 로맨스가 아닌 임신 목적의 정자 기증을 요청하자 이를 수락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2세의 지능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목적에서 출산 방식에도 일일이 관여하며 세인트 클레어에게 “자연분만은 아기 뇌의 크기를 제한하고 제왕절개는 더 큰 뇌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또 머스크가 자신이 소유한 엑스를 통해 2세를 출산할 여성을 모집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세인트 클레어는 머스크가 자신의 글에 관심을 보이고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아이를 갖게 됐다고 했다. 13번째 아이를 출산한 세인트 클레어는 보수성향 인플루언서다.
머스크의 이 같은 자녀 출산 철학은 미국 보수 진영에서 확산 중인 ‘출산 장려주의’와 궤를 같이한다. 특히 머스크는 미국과 유럽보다 제3세계 국가의 출산율이 높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교육받은 사람들이나 국가가 더 많은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머스크는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출산율 위기를 여러 차례 언급했고 한국을 대표 사례로 들기도 했다.
한편 머스크는 세인트 클레어가 2세를 출산하자 대리인을 통해 아이 아버지에 대해 함구하는 조건으로 일시금 1500만 달러(약 214억원)와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매달 10만 달러(약 14억2000만원)의 재정 지원 계약서 체결을 제안했다. 비밀유지 계약을 어길 경우 1500만 달러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었다.
세인트 클레어가 SNS에 머스크의 2세를 낳았다는 사실을 공개하자 머스크는 재정지원 제안을 철회했다. 양육비도 월 2만 달러(약 2850만원)로 줄였다.
세인트 클레어는 머스크 측 대리인으로부터 “머스크는 친절하고 관대한 사람이지만, 법적 절차를 택하는 여성에게는 항상 더 나쁜 결과가 따른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아들이 지난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