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민의힘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자마자, 가장 바빠진 건 경선 후보들이 아니라, 정작 경선에 불참한 오세훈 서울시장입니다.
경선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오 시장의 지지율을 흡수하겠다며, 오 시장에게 "만나자", "밥 먹자" 줄을 섰기 때문인데요.
경선 주자 중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절연 선언도 나왔습니다.
이문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민의힘 지지율 1위 김문수 경선 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웃으며 손을 맞잡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형님 이걸 이렇게 들고 사진찍어야 돼요."
이른 아침 서울시청에서 함께 식사를 한 뒤 기념 촬영을 한 겁니다.
4시간 뒤 나경원 후보가 오 시장을 만났고, 이어 안철수 후보가 오 시장을 찾아와 점심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오후엔 유정복 후보도 찾아왔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어제저녁, 가장 먼저 오 시장과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습니다.
채 하루가 안 되는 시간, 기념사진 속 오 시장 옆에 다섯 후보가 번갈아 선 겁니다.
후보들 손엔 한결같이 오 시장이 건넨 '약자동행' 공약집과 USB가 들려있었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어! USB 어디 갔어요?"
후보들은, 저마다 오 시장과의 인연을 뽐냈고,
[나경원/국민의힘 경선 후보]
"얼마 전에도 사실은 식사를 같이 했었고, 그동안 정책에 대한 교감도 많이 나눴었죠."
자신이 오 시장 정책을 더 잘 이해한다며, 묘한 신경전도 벌였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경선 후보]
"홍준표 후보에게도 하나 이걸 드렸다고 하는데, 별로 관심을 얼마나 가지는지 모르겠는데…"
[안철수/국민의힘 경선 후보]
"('약자동행' 공약은) 제가 공약을 했던 '안심복지'와 굉장히 유사합니다."
상대적으로 중도 확장성이 높다고 평가받던 오 시장이 경선에 불참하자, 오 시장에게 손을 내밀며 지지율 흡수에 나선 겁니다.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자마자, "윤석열 절연" 공개 선언도 나왔습니다.
[유정복/국민의힘 경선 후보]
"언제까지 '윤심'에만 기대어 대통령 선거를 치를 생각입니까? 광장의 인기에만 매몰돼 중도층의 지지를 포기하실 겁니까?"
한때 최측근이던 한동훈 후보도 즉각 "민심이 윤심보다 5천만 배 중요하다"고 화답했습니다.
당내에선 "불덩이를 움켜쥐고 '뜨겁다'고만 하지 말고, 전임 대통령이라는 불덩이를 내려놓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중도층 지지율을 노린 듯 오세훈 시장에게 달려갔던 다른 주자들은, '윤석열 선 긋기' 요구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 최경순, 권혁용 / 영상편집 : 윤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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