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 협상 핵심 산업 현장 찾아
통상 전문가로서의 경쟁력 부각
‘호남 출신 보수 후보’로 ‘영남 출신 진보 후보론’ 뒤집을까
‘어제는 광주로, 오늘은 울산으로.’
보수 진영 내 ‘대망론’이 커지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틀 연속 경제 행보에 나섰다. 대선 지역 민심을 가르는 호남과 영남 지역을 번갈아 가며 방문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대선주자로서 행보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韓, 영호남 가르는 일정 소화하며 존재감 부각
한 권한대행은 16일 HD현대중공업 울산공장을 찾아 조선업 현황 파악에 나섰다. 한국의 조선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콕 집어 협력 강화 의사를 밝힐 정도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통상 협상전에서 우리 측이 제시할 협상 카드로도 거론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도 이날 현장 방문에 대해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조치 발표로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미간 3대 협력과제 중 하나로 ‘조선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현장 점검에서 “미국의 새로운 관세정책으로 전세계가 충격을 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한·미간 조선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이어 “최근 미국 정부가 조선업 재건의지를 강력히 밝히고 있다”며 “우리 조선업은 높은 기술력과 숙련된 인력, 선진 인프라 등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 한미간 협력 강화는 양국의 상호 이익을 증진하며 우리 조선 산업의 재도약을 이끌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행은 전날에는 기아차 광주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기아차 방문 현장에선 “정부는 관세로 인해 위축이 예상되는 국내 제조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전기차 보조금 확대 등을 활용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겠다”며 “자율주행 기술의 국가전략기술 추가 지정 등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한 대행이 울산이나 아산에 소재한 현대차 공장이나, R&D본산인 화성 남양연구소가 아닌 광주를 찾은 것을 의미심장하게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표밭인 광주를 가장 먼저 방문함으로써,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진보진영의 대선 주자 공식이 된 ‘영남출신 진보진영 후보’를 뒤집는 ‘호남출신 보수진영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 권한대행은 중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메시지를 이것저것 던지며 대선 출마 간을 보고 있다”며 “차출론에 기대 대선 놀음에 빠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지역 민심 만지는 ‘따뜻한 행보’도 눈길
한 대행의 지역 방문 행보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업만 찾는 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 봉사를 실천 중인 식당 등을 직접 찾아 격려하는 따뜻한 일정도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대행은 이날 HD현대중공업 울산공장을 방문하기 전 울산 중앙전통시장에 소재한 ‘뚠뚠이 돈가스’를 방문했다. 이 식당은 15년 동안 결식아동들에게 무료로 돈가스를 제공, 지역 내에서 ‘착한식당’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한 대행은 뚠뚠이 돈가스를 운영하는 박종원 사장에게 “15년간 한결같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돈가스를 마련해주신다고 들었는데, 그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며 “그런 일을 해오신 게 정말 존경스럽고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박 사장과 짧게 대화를 나눈 뒤, ‘아름다운 사랑을 15년 동안이나 베풀어 오신 뚠뚠이 아저씨!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뚠뚠이 아저씨와 같은 분들이 더욱 많아질 때 대한민국은 따뜻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2025.4.16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한덕수 드림’이라는 내용의 방명록을 남겼다.
한 대행은 전날 광주 일정에선 동구 대인시장에 있는 ‘해뜨는 식당’에 식재료와 함께 자필편지를 전달했다. 이 식당은 어려운 이웃에게 1000원에 한끼를 대접하는 착한식당이다. 당초 한 대행은 기아차 공장 방문 뒤 이 식당을 찾으려고 했으나, 일정 상 시간이 맞지 않아 총리실 직원을 통해 편지와 식재료를 전달했다. 한 대행은 편지에서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일정이 여의치 않아 멀리서 감사 말씀만 전하고 간다”며 “대인시장과 해뜨는 식당 모두 건승하셨으면 한다”고 썼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한 대행의 최근 행보는 주목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틀동안 광주와 울산을 오가는 일정을 소화한 건 ‘일정 기획’을 확실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이어 “한 대행도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텐데, 관건은 향후 2주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압도하는 지지율을 확보하느냐”라면서 “시간이 갈수록 지지율 등 출마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다음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전문가로서의 경쟁력 부각
‘호남 출신 보수 후보’로 ‘영남 출신 진보 후보론’ 뒤집을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6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을 방문했다. /울산시 제공
‘어제는 광주로, 오늘은 울산으로.’
보수 진영 내 ‘대망론’이 커지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틀 연속 경제 행보에 나섰다. 대선 지역 민심을 가르는 호남과 영남 지역을 번갈아 가며 방문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대선주자로서 행보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韓, 영호남 가르는 일정 소화하며 존재감 부각
한 권한대행은 16일 HD현대중공업 울산공장을 찾아 조선업 현황 파악에 나섰다. 한국의 조선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콕 집어 협력 강화 의사를 밝힐 정도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통상 협상전에서 우리 측이 제시할 협상 카드로도 거론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도 이날 현장 방문에 대해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조치 발표로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미간 3대 협력과제 중 하나로 ‘조선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현장 점검에서 “미국의 새로운 관세정책으로 전세계가 충격을 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한·미간 조선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이어 “최근 미국 정부가 조선업 재건의지를 강력히 밝히고 있다”며 “우리 조선업은 높은 기술력과 숙련된 인력, 선진 인프라 등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 한미간 협력 강화는 양국의 상호 이익을 증진하며 우리 조선 산업의 재도약을 이끌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행은 전날에는 기아차 광주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기아차 방문 현장에선 “정부는 관세로 인해 위축이 예상되는 국내 제조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전기차 보조금 확대 등을 활용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겠다”며 “자율주행 기술의 국가전략기술 추가 지정 등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에서 로봇개 '스팟'을 보고 있다. 왼쪽은 최준영 기아 사장. /국무총리실 제공
정치권에선 한 대행이 울산이나 아산에 소재한 현대차 공장이나, R&D본산인 화성 남양연구소가 아닌 광주를 찾은 것을 의미심장하게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표밭인 광주를 가장 먼저 방문함으로써,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진보진영의 대선 주자 공식이 된 ‘영남출신 진보진영 후보’를 뒤집는 ‘호남출신 보수진영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 권한대행은 중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메시지를 이것저것 던지며 대선 출마 간을 보고 있다”며 “차출론에 기대 대선 놀음에 빠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지역 민심 만지는 ‘따뜻한 행보’도 눈길
한 대행의 지역 방문 행보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업만 찾는 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 봉사를 실천 중인 식당 등을 직접 찾아 격려하는 따뜻한 일정도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대행은 이날 HD현대중공업 울산공장을 방문하기 전 울산 중앙전통시장에 소재한 ‘뚠뚠이 돈가스’를 방문했다. 이 식당은 15년 동안 결식아동들에게 무료로 돈가스를 제공, 지역 내에서 ‘착한식당’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한 대행은 뚠뚠이 돈가스를 운영하는 박종원 사장에게 “15년간 한결같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돈가스를 마련해주신다고 들었는데, 그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며 “그런 일을 해오신 게 정말 존경스럽고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박 사장과 짧게 대화를 나눈 뒤, ‘아름다운 사랑을 15년 동안이나 베풀어 오신 뚠뚠이 아저씨!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뚠뚠이 아저씨와 같은 분들이 더욱 많아질 때 대한민국은 따뜻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2025.4.16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한덕수 드림’이라는 내용의 방명록을 남겼다.
15일 광주 대인시장 해뜨는식당 사장님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직접 쓴 손편지를 읽고 있다. /총리실 제공
한 대행은 전날 광주 일정에선 동구 대인시장에 있는 ‘해뜨는 식당’에 식재료와 함께 자필편지를 전달했다. 이 식당은 어려운 이웃에게 1000원에 한끼를 대접하는 착한식당이다. 당초 한 대행은 기아차 공장 방문 뒤 이 식당을 찾으려고 했으나, 일정 상 시간이 맞지 않아 총리실 직원을 통해 편지와 식재료를 전달했다. 한 대행은 편지에서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일정이 여의치 않아 멀리서 감사 말씀만 전하고 간다”며 “대인시장과 해뜨는 식당 모두 건승하셨으면 한다”고 썼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한 대행의 최근 행보는 주목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틀동안 광주와 울산을 오가는 일정을 소화한 건 ‘일정 기획’을 확실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이어 “한 대행도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텐데, 관건은 향후 2주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압도하는 지지율을 확보하느냐”라면서 “시간이 갈수록 지지율 등 출마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다음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