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주자 인터뷰] 한동훈 국민의힘 예비 후보
국민의힘 21대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계엄 공세로부터 떳떳하게 싸울 수 있는 후보는 나뿐”이라고 말했다. 윤웅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계엄 공세로부터 국민의힘 입장을 대변하고 떳떳하게 싸울 수 있는 후보는 나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엄에 대한 공격을 제대로 방어하고 받아치지 못하면 대선에서 필패한다”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 표결을 이끈 유일한 경선 주자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시대교체’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6·3 대선에 출마한 한 전 대표는 “새로운 시대는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60% 수준인 중산층 규모를 7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향은 그가 공약으로 제시한 ‘3·4·7 비전’(AI 3대 강국·국민소득 4만 달러·중산층 70%)의 한 축으로 소개됐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은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상식적이고, 중간값을 대변하는 중산층의 목소리가 커지면 (정치에서도) 양극단의 목소리가 힘을 잃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공적 마인드가 부재한 위험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잔인하게 쓰겠다는 이 전 대표가 행정권까지 갖게 되면 일상적인 계엄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선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과거’가 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윤 전 대통령이 함께 현실 정치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터뷰는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내 경선이 1차 관문인데, ‘배신자 프레임’이 여전하다.
“이번 선거는 비상계엄 선포 때문에 치르게 된 선거다. 계엄에 대한 입장이 선거의 기본전제가 될 것이다. 헌법재판소에서 ‘8대 0’으로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왔는데, 계엄을 옹호하거나 계엄이 해프닝이었다는 식으로는 국민 다수의 표를 얻을 수 없다. 보수 지지층은 결국 이기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제가 민주당과의 이 어려운 싸움에서 이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보실 거라고 생각한다.”
-보수 지지층의 마음을 돌릴 대책은.
“결국 진심이다. 저는 진심으로 그날 계엄을 막지 않았다면 우리 보수는 망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계엄을 막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가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는 상황이었겠나. 많은 분들이 그 점에 대해 동의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도, 금융투자소득 폐지, 가상자산 과세유예, 이 전 대표 국회 체포동의안 통과까지 저는 민주당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렸다. 이번 대선에서는 그때보다 100배, 1000배 더 힘을 모아 이기겠다고 다짐한다.”
-보수 지지층에 한 말씀 하신다면.
“계엄은 잘못이지만 탄핵은 막아야 한다는 분들도 많다. 이재명 정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 마음을 존중하고, 충분히 공감한다. 결국 우리의 목표는 같다. 좋은 세상을 만들고 위험한 세상을 막자는 것이다. 그러면 이기는 길을 찾아야 한다. 공통의 목표 아래서 통합하고 화합할 때 이길 수 있다고 호소드린다.”
-‘반탄’ 주자들과 연대도 고려하나.
“저는 모든 사람과 연대한다.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지만 정치는 공통점을 찾는 것이다. 서로를 용인하면서 가야 이긴다. 제가 앞장서겠다. 다만 지금은 국민의힘 경선 국면이기 때문에 당장은 여기에 집중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이유는.
“이분에게 감정이 있는 게 아니다. 그가 위험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안전하고 상식적인 나라로 발전해 나가는 데 대단히 위험한 걸림돌이 된다. 개인이나 진영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이분에겐 한계가 없다. 입법권에 행정권까지 이 전 대표에게 다 넘어가면 대통령 거부권이라는 마지막 둑도 없어지는 것이다. 민주당이 다수인 상황에서 대통령 이재명이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해 계엄이라도 하면 어떻게 되나? 민주당에는 그걸 막을 ‘한동훈’도 없다.”
-AI 투자,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산업혁명에 준하는 AI혁명의 시대가 될 것이다. 지금의 몇 년이 향후 몇백 년을 좌우하게 된다. AI산업 핵심인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집중적으로 확보하고, 데이터 규제를 줄이고, AI 인재들에 대해 병역특례 적용 등의 파격적 혜택을 줘야 한다. 지금 AI산업 G2인 미국과 중국이 ‘건물 10층’쯤에 있다고 하면 3위부터는 모두 1층에 모여 있는 수준이다. AI 3대 강국 공약은 G2에 최대한 근접하는 3위가 되자는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정치에 무속 문제가 종종 등장한다.
“정치인은 국민에게 ‘왜’를 설명하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런 결정을 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인의 의사 결정에 무속이 개입되면 그 과정과 과학적 근거를 건너뛰게 된다. 정치는 무속과 멀어져야 한다.”
-정치인 한동훈을 평가한다면.
“평가보다는 다짐으로 말씀드리겠다.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 되겠다. 공직 생활 전체를 포함해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적이 없다. 또한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이 되겠다. 정치적 이익만 생각했다면 정치하는 과정 내내 김건희 여사 문제 등 대통령의 과오를 지적하는 데도 소극적이었을 것이다. ‘민심’이 ‘윤심’(윤 전 대통령 의중)보다 정확하게 5000만배는 강하고 중요하다. 그 기본을 놓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