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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6·3 대선후보 경선 서류심사를 통과한 후보들. 윗줄 왼쪽부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6일 경선 참여 후보자를 8명으로 추리면서, 6·3 대선에 나갈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격적 경쟁에 돌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2주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국민의힘 후보들은 여전히 ‘탄핵 찬반’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후보들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면서 경선 뒤 ‘반이재명 빅텐트’를 세워 중도 표심을 끌어오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당 안에서도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는 한 대선에 승산이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에스비에스(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한동훈 후보가 본인이 ‘탄핵을 잘했다’고 나서서, 지금 (당의 경선) 후보가 되는 것은 정말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12·3 비상계엄 저지’에 앞장서고, 윤 전 대통령에 탄핵에 찬성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나 의원은 “(한 전 대표가 탄핵에 찬성한 게 잘했다고 하는 것은) 치기 어린 정의감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탄핵에 앞장선 분이 한 후보이기 때문에 같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전날에도 한 전 대표를 향해 “대선 원인을 생각해보니 한 후보만큼은 반드시 이겨야겠다”고 한 바 있다.

한 전 대표는 “민심이 윤심보다 5천만배 중요하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나 의원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탄핵 찬성을 ‘치기어린 정의감’으로 치부한 나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힘 경선에 나선 주요 주자 가운데 탄핵에 찬성한 건 한 전 대표 외에 안철수 의원이 유일하다. 탄핵에 반대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은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면서도 ‘12·3 비상계엄이 내란인지 여부는 형사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거나 ‘계엄 선포는 잘못됐어도 탄핵은 과했다’며 여전히 유보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탄핵 찬성’ 쪽에 섰던 오세훈 서울시장 쪽에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비교적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오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그의 지지층을 끌어오기 위해서다. 전날 홍 전 시장이 오 시장과 만찬을 한 데 이어 이날도 김 전 장관과 나 의원, 안철수 의원이 오 시장을 잇달아 만나 “오 시장이 내세웠던 ‘약자와의 동행’ 정책을 이어받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개혁신당은 물론 이 전 대표에게 비판적인 범민주당계 인사들을 모두 모아 제3지대에 빅텐트를 세워, 중도층을 흡수하자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거론되는 이들 모두 이번 대선의 시발점이 된 탄핵에 찬성해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빅텐트는 실패할뿐더러 명분도 없다”며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고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 불참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쪽은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빅텐트 참여 가능성을 일축했고, 김두관 전 의원 쪽도 “모든 경우의 수를 논의하더라도, 내란 옹호 정당인 국민의힘 후보와 함께 하는 비명 빅텐트 참가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재명 싫은 사람 다 뭉쳐라’라는 건데, 빅텐트를 하려면 ‘탄핵의 강’을 건너야 (민주당 출신이거나 소속인) 이낙연 전 총리, 김부겸 전 총리에게도 ‘같이하자’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또 “(국민의힘) 당 안에서는 탄핵 찬성파를 내보내야 된다, 한동훈 전 대표만은 꺾어야 한다고 하면서 더 멀리 있는 김부겸·이낙연과 손을 잡는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국민의힘 안에서도 탄핵의 강을 넘어 윤 전 대통령과 단절하지 않고서는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재섭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은 “대통령과 결별하지 않고 우리 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선에서) 이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파면당한 전임 대통령과 결별하면 된다”며 “이긴다 이긴다만 말하지 말고 대통령과 결별하자”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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