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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조 원 미국에 투자' 발표 하루 만에
엔비디아 "'H20 중국 수출에 허가 필요'
정부 통보받아...1분기 7조 손실 예상"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엔비디아의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가 중국용으로 개발해 판매 중인 고성능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14일(현지시간)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약 714조 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제조업 부활' 정책에 동참했지만 규제를 피하지는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를 그 정도로 긴요하다고 여기는 셈이다.

엔비디아 연매출 25조 원 줄어들 수도



엔비디아는 "지난 9일 미국 정부로부터 H20 칩을 중국으로 수출할 때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5일 공시했다. 아울러 이 같은 방침을 '무기한 적용'하겠다고 통보받았다고도 밝혔다. 당국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는 말은 미국에서 사실상 '수출 금지'와 같은 의미로 여겨진다. 미국 정부는 앞서 엔비디아의 최첨단 인공지능(AI) 칩들도 같은 방식으로 중국 수출을 차단했다.

새롭게 대중국 수출 규제 대상이 된 H20 칩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위해 따로 개발한 AI 칩이다. 엔비디아는 2022년 10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첨단 AI 칩의 중국 수출 규제를 시행하자, 약 1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23년 11월 H20을 발표했다. AI 개발에 가장 많이 쓰이는 H100 칩의 성능을 낮춘 제품으로, 수출 규제를 받지 않는 제품 중에서는 가장 고성능이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추가 통제로 H20마저 중국 수출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55억 달러(약 7조8,54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올해 1분기(2~4월)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이날 공시에서 밝혔다. H20 재고, 주문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데 따른 손실 등을 종합한 액수다. 연간 손실은 140억~180억 달러(약 20조~2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19일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행사 GTC가 열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이서희 특파원


젠슨 황 마러라고까지 갔지만... 소용없었다



엔비디아는 전날 "향후 4년 동안 TSMC, 폭스콘 등과의 협력을 통해 최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를 미국 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엔비디아는 이 같은 투자 계획을 앞세워 정부의 H20 수출 계획을 철회시키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9일 미국 공영방송 NPR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바로 전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트럼프와의 만찬에 참석해 미국 투자 계획을 직접 전했고,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H20 수출을 제한하려던 계획을 접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 계획도, 대면 설득도 결국 통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칩 수출에 본격적인 제한을 가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올해 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고효율 AI 모델을 내놓으면서 워싱턴 정가에서는 칩 수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엔비디아의 매출 급감을 감수하고서라도 '제2의 딥시크' 출현은 막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이번 조치가 오히려 중국의 AI 칩 자립을 가속화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무어 인사이트앤스트래티지의 창립자 패트릭 무어헤드는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의 핵심 시장 접근을 차단한다. 중국 기업들은 곧바로 화웨이로 전환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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