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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선고 앞둔 '주호민 사건' 결과도 관심
교실. 게티이미지뱅크


부모가 자녀 가방에 몰래 넣은 녹음기로 녹취된 교사 폭언을 근거로 내린 징계는 정당할까.


대법원은 '몰래 녹음'이 위법 수집 증거라며 교사의 아동학대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다. 하지만 교사에게 내린 징계의 타당성을 따지는 행정소송에선 다른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구회근)는 교사 A씨가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정직 3개월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뒤집고 징계가 정당하다고 봤다. 형사재판과 행정소송 판단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대법, '몰래 녹음' 위법 수집 증거 판단



사건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수업시간 중 초등학교 3학년인 B군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다" "학습 훈련이 전혀 안 돼 있다"고 얘기했다. 이런 발언은 부모가 B군 가방에 몰래 넣은 녹음기로 녹취됐고, A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교육청에서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A씨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내면서 A씨 사건은 형사재판과 행정소송 두 갈래로 진행됐다.

형사재판의 쟁점은 녹음파일의 증거 능력 여부였다. 대법원은 녹음파일을 위법 수집 증거로 판단했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누구든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해 청취할 수 없다. 대법원은 수업시간 중 발언이 ①공개되지 않은 ②타인 간의 대화라고 봤다.

녹음 근거로 한 사실 인정 두고 엇갈린 판단

게티이미지뱅크


징계 과정에서 녹음은 재생되지 않았다. 다만 녹음의 존재를 인지한 A씨가 자신의 발언을 인정했다. 위법 수집된 증거(녹음)가 아니라 A씨가 인정한 발언의 증거능력이 쟁점이 된 셈이다.

행정소송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녹음파일의 존재와 내용을 참작해 이뤄진 징계는 타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특히 통신보호법상 불법 감청으로 얻은 전기통신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조항을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항소심은 A씨가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에 징계 근거가 된다고 판단했다. 또 위법 수집 증거라고 해서 행정소송에서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A씨는 항소심 판단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항소심 선고 앞둔 '주호민 사건'에 영향 있을까

웹툰작가 주호민이 지난해 2월 1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법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주호민 아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1심에서 벌금 200만원 선고유예를 받았다. 수원=뉴시스


A씨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이 웹툰 작가 주호민씨 아들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교사 C씨는 2022년 9월 경기 용인시의 초등학교 맞춤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정말 싫어"라고 말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C씨의 발언은 A씨 사건과 마찬가지로 주씨 측이 아들 외투에 몰래 넣은 녹음기를 통해 알려졌다.

1심은 C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며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선고를 유예했다. 주씨 측의 녹음은 위법하지만 정당행위이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본 것이다. △해당 교실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점 △자폐성 장애나 지적장애를 가진 소수의 학생들만 있었던 점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C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결과는 다음 달 13일 나온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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