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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열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자영업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이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경선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제 나름의 어젠다로 대선에 도전해보려던 이들에게 작지않은 상처를 남겼다.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의 대항마로 꼽혔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전 의원은 대선 불출마와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당 경선 후보로 등록은 했지만 “민주당의 원칙을 파괴했다”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김경수 후보는 당이 이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형태(권리당원 투표 50%+여론조사 50%)의 경선룰을 발표하자 “당에서 결정하면 당원의 도리”라며 즉각 수용 입장을 밝혔다. “경기 규칙을 미리 정하고, 권리당원의 참여 폭을 넓힐 수 있는 방안으로 결정됐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표현한 게 저항의 전부였다. 그는 15일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도 “민주세력 연대”를 말했다.

김 후보는 전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뒤에도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게 힘을 모아달라는 당부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동연 후보는 “기본소득은 포퓰리즘”이라는 등 정책면에서도 이 후보와 각을 세우고 있있만, 김 후보는 ▶개헌 ▶5대 메가시티 자치정부 출범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등 이 후보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은 분야에 주로 힘을 주고 있다. 지난 1월 이 후보를 향해 “치욕스러워하며 당을 떠난 분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날을 세운 적도 있지만 이제 더 이상 과거지사를 두고 이 후보와 맞부딪히려 하지 않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한 뒤 문 전 대통령과 사저를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당에서는 김 후보의 행보를 두고 ‘착한 2등 전략’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어차피 이재명이 되는 마당에, 김경수는 존재감을 높이고 본인 세력을 만든 다음 당권에 도전하는 게 목적일 것”이라고 했다.

‘착한 2등’은 현실적인 계산에 따른 선택이라는 평가다. 한 친명계 인사는 “이재명도 과거 친문이 주류일 때는 몸을 낮추고 처절하게 능력으로 입증했다”며 “김경수가 영리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후보는 노무현·문재인 후광에 영남 출신이라는 강점있고 무엇보다 아직 젊다”며 “이 후보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컨벤션 효과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나면 차기에 크게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후보가 후일을 도모하는 데에 이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는 회의론도 있다. 김 후보 가까운 의원은 “파급력 없는 메시지로 경선에서 무엇을 남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가 사실상 예정돼 있었던 문재인 후보와 출혈을 각오하고 세게 맞붙어 체급을 올렸다.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극성 지지층으로부터 과거 행적에 관한 비난이 빗발치자 이 후보는 “2017년 경선에서 과도하게 문재인 후보님을 비판했다”고 사과했을 정도다.

김 후보 측은 물밑에서 이 후보 측에 TV토론 횟수를 늘려 달라고 요구중이라고 한다. 경선 승리를 위해 갖은 수를 다 쓰기 보다는 자기만의 색깔을 입힌 어젠더와 정책으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게 김 후보 측의 희망사항이다. 김 후보와 가까운 인사는 “당원들의 절대 다수가 이 후보의 열렬한 지지자들인 반면, 주로 경남에서 활동하다가 수감 생활과 유학을 거친 김 후보를 기억하는 당원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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