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등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회원들이 1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며 ‘해임통지서’를 청사 외벽에 붙이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대선 출마설을 명확히 부인하지 않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일 광주의 기아차 공장을 방문했다. 전날 상호관세 등 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마지막 소명”이라고 강조한 데 이어 이날 지역 현장 방문 행보까지 강화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놀음”이라고 비판했다. 광주 시민단체들은 “한덕수가 있어야 할 곳은 광주가 아니라 감옥”이라며 반발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광주 쌍촌동 기아 오토랜드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관세정책을 언급하며 “자동차 산업의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약 35%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된다”며 자동차 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 △연구개발 예산 확대 △기술 경쟁력 확보 지원 등을 약속했다.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굳건한 한-미 동맹 위에서 조선, 무역 균형, 에너지 등 3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이런 협력을 기초로 자동차 등 높은 관세를 받고 있는 산업의 (관세) 충격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후 한 권한대행은 광주의 한 시장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1천원짜리 백반을 판매하는 식당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총리실은 “갔다가 오히려 (사람이 몰려) 불편해질 수 있어 방문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한 권한대행은 식당 주인에게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일정이 여의찮아 멀리서 감사 말씀만 전하고 간다”고 쓴 손편지와, 사비로 구입한 식재료를 직원을 통해 전달했다.
산업 현장과 시장 방문은 전형적인 대선 주자들의 일정이다. 한 권한대행은 조만간 다른 지역 현장도 방문할 예정이다. 점점 넓어지는 한 권한대행의 정치적 반경에,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한겨레에 “본인이 ‘아니다’라고 할 때까지는 출마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한 권한대행은 중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메시지를 이것저것 던지며 대선 출마 간을 보고 있다”며 “차출론에 기대 대선 놀음에 빠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대통령 대행’을 넘어 ‘정권 후계자’를 자처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광주 180여개 단체가 속한 내란청산·사회대개혁 광주운동본부(광주비상행동)도 성명을 내어 “내란 대행 한덕수가 대통령 놀음을 위해 광주에 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무슨 낯짝으로 민주주의 심장에 온단 말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