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국내외 생산 설비 확대를 위해 8300억 원을 투자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K과자의 파죽지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 대규모 투자로 향후 ‘매출 5조원 클럽’에 입성하겠단 목표다.

오리온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충북 진천군의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기 위해 4600억 원을 투자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이날 밝혔다. 최근 5년 내 식품기업의 국내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오리온 본사 이미지. 사진 오리온

현재 오리온은 국내에 익산(2개)과 청주(2개), 제주(1개), 밀양(1개) 등 6개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충북 진천 공장이 2027년 완공되면 7개로 늘어난다. 진천에는 축구장 26개 크기인 18만8000㎡(약 5만7000평) 부지에 생산과 포장, 물류 기능을 한 곳에 모은 ‘원스톱’ 기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자재 투입부터 물류까지 한번에 이뤄지기 때문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했다. 진천 기지가 가동되면 국내 생산능력은 최대 2조3000억 원 수준까지 확대된다.

기존 해외 공장도 증설한다. 우선 러시아에서 국민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초코파이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기존 트베리 공장 내에 2400억 원을 투입, 공장동을 추가한다. 2022년 트베리 신공장 가동 이래 3년 만이다. 현재 트베리 공장 가동률이 120% 이상인데도 초코파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파이, 비스킷, 스낵, 젤리 등 16개 생산라인이 증설된다”라며 “투자가 마무리되면 러시아 공장의 연간 총 생산량이 현재의 2배인 7500억 원 규모로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초코파이 이미지. 사진 오리온

오리온은 러시아와 함께 급성장 중인 베트남에도 13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하노이 옌퐁공장 내 신공장동을 완공하고, 쌀 스낵 라인을 증설한다. 하노이 제3공장에도 내년까지 추가 물류센터와 포장 시설을 건립해 연간 9000억원 규모 생산 능력을 확보하곘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에선 초코파이뿐 아니라 쌀 과자 제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지난해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쌀 스낵은 출시 6년 만인 올해 베트남 스낵류 시장점유율 1위를 코앞에 두고 있다. 오리온은 “이번 투자로 베트남 1등 식품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온의 이번 투자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3년간 벌어들인 6400억 원가량을 투입하는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 오리온은 2023년부터 해외 법인의 배당금을 국내로 들여오고 있는데, 올해 예정 배당금만 2900여억 원에 달한다.

오리온은 해외 매출 비중이 65%에 달하는 만큼 역량을 끌어올려 해외 법인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를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향한 도약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오리온은 매출 3조1043억, 영업이익 5436억을 기록했다.

중앙일보

황수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