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파트너스하우스에서 만찬 회동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5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을 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오 시장과 1시간 20분간 비공개 만찬을 했다. 홍 전 시장 캠프 비서실장인 김대식 의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두 사람은 특히 오 시장의 핵심 정치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에 관해 깊은 얘기를 나눴다. 홍 전 시장은 오 시장이 '약자와의 동행'을 기치로 추진했던 정책을 공약에 담기로 했고, 오 시장은 디딤돌 소득과 교육 디딤돌 '서울런' 전국화 방안이 담긴 공약집과 USB를 건네며 "꼭 성공해달라"고 화답했다. 이에 홍 전 시장은 "오 시장의 커다란 옥동자 같은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식 의원은 "오 시장이 (대선 불출마로) 못하게 된 공약을 홍 전 시장이 꼭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약자와의 동행이 홍 전 시장에게 제일 어울리지 않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만찬은 김 의원이 오 시장의 불출마 선언 직후 연락을 취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시장 측은 '반이재명' 빅텐트 계획도 재확인했다. 김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과 연대할 계획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유 전 의원뿐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한분한분 만나겠다"며 "야권에 있는 분들도 같이 의논하고 동참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면서도 "두분은 대학 선후배 관계고 누구보다 친밀감을 나타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오 시장은 "처음으로 형님을 뵙고 싶었다"는 이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시장뿐 아니라 오 시장을 향한 여권 주자들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오 시장은 16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장관,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과 잇따라 만난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2일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일보

박준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