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한양대 무용예술학과 교수가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과의 술자리에 학생들을 불러 춤과 노래를 강요했다가 해임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학교 측이 조사에 나서자 해당 교수가 제보자를 찾겠다며 수업까지 중단시켰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확보한 또 다른 녹취엔 '자신이 징계를 받으면 한국무용 전공이 없어질 거'라며 학생들을 협박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는데요.

공태현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음식점에 이어 노래주점까지, 5시간 넘게 이어진 자리에서 박 모 교수는 학생들에게 거듭 술을 강요했습니다.

[박 모 교수 (2022년 4월, 당시 녹취, 음성변조)]
"언제 기회 없을지도 몰라. 얘들아, 오늘 많이 마셔."

'분위기를 띄우라'며 춤과 노래를 시켰고, 술자리를 함께한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은 학생들의 순위를 매기며 돈 봉투를 건넸습니다.

[정몽석/현대종합금속 회장 - 박 모 교수 (2022년 4월, 당시 녹취)]
"<지금 봉투를 너무 많이 준비하시는 거 같아서‥> 아니, 학교 다니는데 왜 생각을 해. 인생살이‥"

당시 무용예술학과 2학년이던 학생들은 '부적절한 자리'라고 생각해 녹음은 했지만, 졸업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불이익이 있을까 봐 부모들의 신고를 만류했다고 털어놨습니다.

2년 만에 시작된 한양대의 조사 과정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한양대는 재학생 보호를 위해 박 교수에게 학생들과의 접촉을 금지시켰는데, 박 교수는 졸업생까지 동원해 연락하고 강의실에도 찾아온 걸로 조사됐습니다.

'술자리'를 학교에 알린 학생을 찾아다니고, 심지어 '학교가 한국무용전공을 없애려고 하는 거'라며 협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 모 교수 (2024년 5월, 당시 녹취, 음성변조)]
"한국무용 지도자가 없어지면 어떻게 되겠어? 너희들은 그냥 너 이리 치우고 저리 치우고 눈치 보면서 그냥 적당히 학교 졸업하고 유야무야 흩어지겠지."

수업 중이던 특강을 중지시키고 강제 귀가까지 시킨 교수의 행동에, 학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학생 (음성변조)]
"항상 학교를 다니면서 녹음을 켜고 다니고 교수가 학교에 출입이 가능하니 언제 마주칠지 몰라서 가는 길을 돌아서 가고‥"

박 교수는 "접근 금지는 '요청'이라 학교가 강제할 수 없고 한국무용 교수가 없으면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한양대는 외부 법률자문을 거쳐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성적 혐오감과 고통을 느끼게 하고 교수로서 품위유지의무도 지키지 않았다"며 학생들이 제기한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고 결론냈습니다.

[김두나/변호사(민변 여성인권위)]
"성희롱에도 해당되고 괴롭힘이나 교수에 의한 갑질에도 해당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문제‥피해 학생들에게 접근해서 만나자고 한다든지 괴롭히는 일들이 계속될 경우에는 스토킹 행위에도 해당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학생들에게 술과 춤·노래를 강요한 적이 없다"며 인터뷰에 응하겠다던 박 교수는, '2차 가해' 의혹과 한양대 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MBC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공태현입니다.

영상취재: 전효석 / 영상편집: 허유빈 / 일러스트: 문세빈, 양유빈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302 논란의 '한덕수 대선 출마' 국민 10명 중 6명의 답변은 [NBS] 랭크뉴스 2025.04.18
45301 “트럼프 과두제와 싸우자”…미 정치판 뒤흔드는 2인 랭크뉴스 2025.04.18
45300 [대선언팩] 민주화 이후 ‘충청의 마음’ 사로잡은 후보가 대통령 당선 랭크뉴스 2025.04.18
45299 의료계에 휘둘린 ‘빈손 개혁’… 환자 고통·학사 파행 부작용만 랭크뉴스 2025.04.18
45298 "세 살 버릇 여든 넘게 가네"…'81세' 장영자, 사기로 또다시 징역 1년형 랭크뉴스 2025.04.18
45297 미국서 쫓겨난 한국인 교수… "트럼프 행정부가 돌연 비자 취소" 랭크뉴스 2025.04.18
45296 ‘KBS 수신료 통합징수’ 국회 재표결 통과…국힘 반란표 ‘21표’ 랭크뉴스 2025.04.18
45295 트럼프, '금리 인하 신중' 파월에 "임기 빨리 끝나야" 랭크뉴스 2025.04.18
45294 트럼프, 관세 정책 우려한 파월 연준 의장에 “임기 빨리 끝나야” 랭크뉴스 2025.04.18
45293 시험 문제 사고팔고…참 부끄러운 스승들 랭크뉴스 2025.04.18
45292 “안정” 강조한 한덕수, 정치적 행보로 ‘국정 불안정’만 가중 랭크뉴스 2025.04.18
45291 IMF 총재 "내주 새 경제전망 눈에 띄게 하향…리세션은 아니다" 랭크뉴스 2025.04.18
45290 "매일 붙어있던 개인데"…美서 생후 7개월 아이, 핏불에 물려 사망 랭크뉴스 2025.04.18
45289 "비행기 탔다가 '고문' 당하는 줄"…中 항공사 '초슬림 좌석' 갑론을박 랭크뉴스 2025.04.18
45288 뉴욕증시, 유나이티드헬스 실적 실망감이 반등세 꺾어…하락 출발 랭크뉴스 2025.04.18
45287 [사설] 도로 3058명… 이게 환자 목숨 1년 볼모 결과라니 랭크뉴스 2025.04.18
45286 "미군 왜 경례 안하지?" 軍 좋아했지만 軍 몰랐던 '밀덕 尹' [尹의 1060일 ⑩] 랭크뉴스 2025.04.18
45285 프랑스, 과거 식민지 아이티와 과거사 공동조사위 출범 랭크뉴스 2025.04.18
45284 의대 학장들 “예외 없이 유급 결정…학생들 책임 있게 행동해야” 랭크뉴스 2025.04.18
45283 국민의힘 ‘반대 단합’에…내란·명태균 특검법 또 부결 랭크뉴스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