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연판장 사태' 7일만 全 직원 소집 "이달 내 사퇴"
경호처 직원 75% "金이 경호처 사조직화" 서명
"체포영장 저지·민간인 비화폰 지급" 비판 거세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정문에서 김건희 여사를 경호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사의를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차장의 사의 표명은 수뇌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 사태' 이후 1주일 만이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11일 만이다. 경호처 창설 이후 62년 만에 벌어진 최초의 연판장 사태에 압박을 느낀 김 차장이 거취 정리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차장은 이날 오후 2시 전 직원을 상대로 하는 긴급 간담회를 돌연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김 차장은 "이달 내 사퇴하겠다. 남은 기간 직무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1월 언론 인터뷰에서 경호처를 '사병 집단'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을 위해 희생하는 조직이라는 점을 설명하려던 것"이라며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25일까지 장기 휴가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경호처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경호처 직원들은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경호처 정상화에 대한 갈망이 담긴 연판장을 돌렸다. 연판장에는 "지금의 경호처는 사병 집단이란 조롱 섞인 오명과 함께 조직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원인 제공자인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고 경호처를 사조직화했으며 직권 남용 등 갖은 불법 행위를 자행해 조직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호처 직원 700여 명 중 530명 넘는 직원이 연판장에 서명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1월 3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하고 이후 대통령실 비화폰(보안 처리된 전화) 통신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성훈(오른쪽) 대통령경호처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1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있다. 정다빈 기자


연관기사
• 경호처 '초유의 연판장' 사태… 尹 파면에도 버티는 김성훈에 반발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0917200003908)• "김성훈 경호처 사조직화" 연판장 전문 공개... 중간 간부도 70% 동참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1014440004750)
경호처 직원들이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의 사퇴를 촉구하며 돌린 연판장 전문. 그래픽=송정근 기자


최근 경호처 내부에선 김 차장 등에 대한 불만이 봇물터지듯 쏟아졌다. 특히 김 차장이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을 수 없다'는 법제관 등의 검토에도 불구하고 1차 체포영장 집행(1월 3일) 당시 스크럼을 짜 '인간방패'로 체포영장을 막은 것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2차 체포영장 집행(1월 15일) 당시에도 수사기관을 막으라고 지시했지만, 경호관들이 명령을 듣지 않았고 윤 전 대통령은 결국 체포됐다.

보안이 중요한 경호처에서 김 차장이 임의대로 민간인에게 비화폰을 불출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계속됐다. 김 차장은 계엄 전날인 12월 2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연락을 받고 추가 비화폰을 지급했다. 이 비화폰은 처음에는 김 전 장관 비서 역할을 했던 양호열 전 비서관 이름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비화폰 관리 실무진이 "지급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하자, 김 차장은 불출대장에 자신에게 추가 지급되는 것으로 기재했다. 이렇게 '우회로'를 통해 외부로 나간 비화폰은 '계엄 비선'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사용한 것으로 나중에 드러났다.

김 차장 사의 표명이 경찰 수사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경찰은 윤 전 대통령 역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피의자로 이미 입건한 상황이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을 조사하며 체포영장 집행 저지가 '윤 전 대통령 지시'와 맞닿아 있다는 다수의 증거들을 확보해서다. 최근 경찰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원칙적으로 피의자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12·3 불법계엄'의 전모를 파악할 핵심 증거 중 하나로 꼽히는 비화폰 서버 확보를 위한 경호처 압수수색을 경찰이 다시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김 차장이 책임자로 있던 경호처는 그간 경찰의 압수수색을 번번이 막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의 경호를 받으며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관기사
• 尹 체포되자 분노한 김건희 "경호처 실망... 총 안 쏘고 뭐했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1919370002562)• 이광우, 계엄 2시간 전 챗GPT에 '계엄' 검색... 국무위원들보다 먼저 알았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1816390005187)• 김건희 "V가 영장 걱정" 김성훈 "압수 체포 다 막겠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2019390000510)• 경찰 6번 압수수색에도 안 주더니...김성훈, 검찰에 '尹 비화폰 불출대장' 넘겨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0417340002809)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545 민주 "韓대행 헌법재판관 지명은 위헌"…헌재에 의견서 제출 랭크뉴스 2025.04.16
44544 보아 "인생 송두리째 무너지는 느낌"…취중 라방 논란 후 심경글 랭크뉴스 2025.04.16
44543 이재명, 하루 만에 후원금 29억 채웠다…"99%가 소액 후원" 랭크뉴스 2025.04.16
44542 인천 횡단보도 ‘지름 5m’ 땅꺼짐…부평역 앞 도로 통제 랭크뉴스 2025.04.16
44541 이재명 후원금 하루 만에 29억4000만원… 법정 한도 채워 모금 마감 랭크뉴스 2025.04.16
44540 이재명, 후원금 모금 당일 29억 한도 채워…“좋은 정치로 보답” 랭크뉴스 2025.04.16
44539 "늑대 아냐?"…대형견 세마리 입마개 안한 채 쇼핑몰 활보, 뭔일 랭크뉴스 2025.04.16
44538 한달만에 어르신 수백명 "운전대 놓겠다"…울주 '파격 혜택' 뭐길래 랭크뉴스 2025.04.16
44537 용인 일가족 살해범 “분양 사업 중 피소… 빚 많아 괴로웠다” 랭크뉴스 2025.04.16
44536 “대선주자 청와대 이전 언급에” 수도권보다 세종시 아파트 거래 증가 랭크뉴스 2025.04.16
44535 추미애 "내란 재판 주연은 尹, 조연은 지귀연 판사... '법관 징계' 필요" 랭크뉴스 2025.04.16
44534 이재명 "보복 절대 없다"…나경원 "내 드럼통 사진 아팠나 보다" 랭크뉴스 2025.04.16
44533 체코 다음 카자흐스탄… 한수원, 중앙亞서 원전 수주 도전 랭크뉴스 2025.04.16
44532 이재명 ‘3자 대결’ 50% 돌파 눈앞…정권교체 찬성론 흡수 랭크뉴스 2025.04.16
44531 경찰, 윤석열 전 대통령 공관·경호처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5.04.16
44530 [속보]경찰 출석한 쯔양 “가세연 고소 취하하려 한 적 없다···40회 이상 괴롭혀” 랭크뉴스 2025.04.16
44529 국회 본관 난입 방조 혐의 우리공화당 조원진 벌금 500만 원 확정 랭크뉴스 2025.04.16
44528 “이재명과 양자 대결, 보수 진영 선두는 한덕수… 호남·중도 표심은 ‘글쎄’” 랭크뉴스 2025.04.16
44527 [단독] 정부 "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3058명 동결…내일 발표" 랭크뉴스 2025.04.16
44526 [속보] 경찰, 대통령실·한남동 공관촌 압수수색…비화폰 서버 확보 시도 랭크뉴스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