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 협상’ 5개국 한국·영국·호주·인도·일본
14일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가 아르헨티나 경제부 건물을 나서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일본, 한국 등과의 연쇄 협상을 앞두고 “미국과 먼저 협상하는 국가가 가장 유리한 결과를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우선 협상 기회를 갖게 된 동맹국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지만, ‘눈치보기’식 협상 전략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베선트 장관은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티브이 인터뷰에서 “지난주에는 베트남, 수요일(16일)에는 일본, 다음 주에는 한국과의 협상이 있다”면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동맹국들은 먼저 움직이는 만큼 이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보통 거래를 처음 성사시키는 사람이 가장 좋은 조건을 얻는다”고 말했다. 어느 국가가 미국과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는 “그들의 선택”이라고 답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베선트 장관이 한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인도, 일본 등 5개국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이들과의 협상을 우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상호관세 90일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협상을 타결할 국가가 있겠느냐는 질문엔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의 무역 (협정) 문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우리는 원칙적인 합의를 할 것이며 거기서부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무역협정이 아닌 무역수지 개선과 무역장벽 완화 약속이 담긴 형태의 합의를 할 것이라는 관측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은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완전히 없앨 수도 있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베선트 장관은 “가장 중요한 교역 파트너국 다수와 매우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교역 파트너국과의 협상 마지막 단계엔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9일 미국은행연합회(ABA) 행사에서 자기가 무역 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고,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결정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 내용을 설명하는 등 무역 문제 전면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