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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사교육 컨설팅 줄인다”
2028학년도 대입개편에 따른 주요 변경 사항
2025학년도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이 교실에서 가채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고교 1학년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수험생들은 두 차례 공식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성적표를 받은 상태에서 수시 지원 대학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9월에 치르던 모의평가가 8월로 앞당겨지고, 수시 원서접수 시작 시점은 모의평가 성적표 배포 뒤로 미뤄진다.

수시 지원 대학을 결정할 때 기준점이 되는 모의평가 성적 데이터를 사교육 컨설팅에 의존하지 않도록 입시 일정을 손본 것이다. 대입 현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조치여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사교육 컨설팅 부담이 줄어들 거로 기대된다.

교육부는 15일 이런 내용의 2028학년도 대입 개편에 따른 주요 변경 사항을 안내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새 대입 체제 적용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조해 수능 및 대입전형 관련 주요 정보를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모의평가와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 변경이다. 9월 초에 치러왔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모의평가를 8월 넷째 주 혹은 다섯째 주로 앞당긴다. 또 수시모집 원서접수 일정을 모의평가 성적이 통지된 이후인 9월 중순으로 미루기로 했다.

9월 모의평가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현행 대입 일정은 사교육 컨설팅을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로 지적됐다(국민일보 2025년 1월 22일자 28면 ‘사교육 컨설팅 리포트’ 참조). 수시와 정시로 이원화된 현행 대입 제도의 어쩔 수 없는 부작용쯤으로 간과해온 문제였다.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은 11월 수능에 앞서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시행한다. 두 시험은 수험생 입장에서 수능 난이도를 예상하고 출제 경향을 가늠하는 용도로만 활용하는 ‘수능 연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두 시험은 수시 원서 6장을 구성할 때 기초 데이터로도 활용하는 시험이어서 중요하다.

수시 지원 시 두 시험의 데이터가 필요한 이유는 수시와 정시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수시 전략을 짤 때 먼저 고려할 할 요소는 정시 합격 가능 대학이다. 수시에서 어느 한 군데라도 합격하면 정시 기회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정시에서 서울대에 충분히 합격 가능한 수능 성적을 받았는데 수시에서 지원한 대학 중 하나라도 합격하면 정시에서 서울대 지원 기회는 박탈된다. 대입 현장에서는 이를 ‘수시 납치’라고 부른다.
2025학년도 수능 당일 서울의 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수시 납치를 피하려면 수시 지원 대학을 결정하기에 앞서 정시에서 합격 가능한 대학 윤곽을 알아야 한다. 정시는 수능 성적을 중심으로 뽑기 때문에 결국 수능에서 받을 수 있는 점수를 수시 지원 시 어느 정도 예측해야 한다는 말이다.

수험생 입장에서 수능 성적을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다. 서열이 중요한 상대평가이므로 내가 많이 맞히는 것보다 남보다 많이 맞히는 게 중요한 시험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능 응시자의 30%에 달하는 n수생들의 존재는 예측을 한층 어렵게 한다. 두 시험은 n수생들도 참여하는 공식 모의평가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수능 성적을 예측하고 수시 원서를 작성할 때 기준점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간 6월 모의평가는 6월 초 시행돼 성적이 7월 초 나왔다. 9월 모의평가는 9월 초에 시행돼 10월 초에 나왔다. 수시 원서접수는 9월 초·중순 기간에 이뤄진다. 2025학년도의 경우 9월 9~13일이었다. 수험생들은 6월 모의평가 성적표는 있는데 9월 성적표는 없는 ‘반쪽 데이터’로 수시 지원을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9월 모의평가 결과는 가채점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6월 시험보다 9월 시험이 n수생 응시가 많아 더 중요한 데이터지만 쓸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가채점은 수험생들이 맞힌 문항에 배정된 점수를 합산한 원점수다. 하지만 수능에선 원점수가 쓰이지 않고 상대적 위치를 보여주는 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를 활용한다. 수험생 스스로 원점수를 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로 변환해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교육 컨설팅이 개입한다.

사교육 컨설팅 업체들은 축적된 데이터와 분석 노하우를 내세우며 수험생과 학부모를 현혹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부모들은 다양한 사교육 컨설팅을 통해 오차를 줄일 수 있다. 일단 사교육 컨설팅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11월 수능과 수시 대학별고사와 정시 모집까지 이어지는 숨 가쁜 대입 일정에서 학부모들이 지갑을 열기 쉽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시 원서접수 시 하반기(8월) 모의평가 성적에 기반해 합리적인 대입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모의평가 성적통지 시점에 공공 대입 상담을 폭넓게 제공해 사교육 입시 컨설팅 의존 없이 입시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와 평가원은 2028학년도 수능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예시문항을 평가원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했다. 2028학년도 수능은 선택과목이 폐지돼 문·이과 수험생이 수학 등 모든 과목을 동일하게 치른다. 이번에 공개된 예시 문항은 바뀐 시험 및 점수 체계를 반영해 개발됐다.

또 2028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당초 예정(내년 4월까지)보다 8개월 앞당겨 오는 8월 발표하기로 했다. 올해 고1을 대상으로 도입된 고교학점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수업을 골라 듣고 학점을 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다. 통상 1학년 때 공통과목을 듣고 2학년부터 과목을 선택한다. 대학들이 대입전형시행계획 확정을 앞당긴 것은 현재 고1이 2학년으로 올라가기 전에 어떤 과목을 대입 전형에 반영할지 고교에 미리 공지하겠다는 의미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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